[e현장] 연극 ‘알앤제이’, 돌아온 우리만의 비밀공간
[e현장] 연극 ‘알앤제이’, 돌아온 우리만의 비밀공간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7.10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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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돌아온 연극 '알앤제이'
변하지 않은 작품, 새로운 배우들로 채워진 이야기
학생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교차 지점이 흥미자극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작품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배우가 바뀌자 새로운 느낌의 ‘알앤제이’가 탄생했다.

7월 10일 오후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는 연극 ‘알앤제이(R&J)’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김동연 연출을 비롯해 배우 박정복, 지일주, 기세중, 강찬, 강영석, 홍승안, 강기둥, 순유동, 오정택, 송광일이 참석했다.

연극 ‘알앤제이’는 엄격한 가톨릭 학교를 배경으로 금서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탐독하여 위험한 일탈의 게임에 빠져드는 학생 네 명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2018년 초연 이후 1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왔다.

재연에서 변화된 부분에 대해 김동연 연출은 “재연을 준비하면서 크게 변화를 주거나 바꾸려고 하지는 않았다. 초연 때 스태프, 디자이너, 대본, 음악, 배우들이 함께 준비한 무대에 올랐다. 관객과 만난 그 무대의 좋은 점을 지속시키기도 쉽지 않다. 재연으로 오면서 새로운 배우들과 이야기를 해야 했다. ‘알앤제이’라는 공연을 이 배우들만의 개성과 해석으로 담아내야 했다. 작품이 가진 큰 틀의 매력은 살리면서 배우들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학생1 역 지일주는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본 자체가 주는 힘이 매력 있다고 생각했다. 학생 혹은 역할이 가진 중의성과 학생끼리 만들어가는 케미가 재미있다고 느꼈다. 오랜만에 연극을 하면서 행복하다. ‘알앤제이’ 공연 자체가 감정을 많이 소모하고 표현하는 극인데, 매체에서 하지 못했던 감정 표출할 수 있어서 공연에 감사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공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앤제이’에는 지난 7월 7일 막을 내린 연극 ‘보도지침’에 출연했던 배우가 5명 있다. 박정복, 기세중, 오정택, 강기둥, 손유동이다. 함께 한 시간이 긴 만큼 호흡이 남다를 터. ‘알앤제이’에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학생1 역 박정복은 “전 배우 모두 케미가 좋다. 땀을 흘리다 보니 더 돈독해지고 함께 으쌰으쌰 한다. 외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도 많아졌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즐겁게 작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3 역 강기둥은 “좋았다”고 간단하게 표현하면서 “다섯 명이 같은 공연을 하다보니 시간을 더 벌 수 있다는 게 좋았고, 연습실에서 함께 있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연습 당시를 회상했다. 

학생2 역 강찬은 교복을 많이 입는 배우 중 한 명이다. 학생 역할을 많이 하는 가운데 ‘알앤제이’에서 보여주는 학생에 모습에 더 신경 쓰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공연하면서 교복을 3~4번 정도 입은 것 같다. 학생이라는 설정은 같지만, 이전 작품들과 색이 다르다. 굳이 작품들의 차별성을 생각하는 것보다 철저하게 인물로서 존재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학생2를 맡고 있는데, 텍스트상에 드러나는 학생2는 많이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학생2에 대해 유추하며 찾아가는 경향이 있다. 어떤 역할, 색깔을 지닌 역을 지닌 인물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차별성을 두기보다는 인물 자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텍스트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학생1 역의 기세중은 9일 첫 공연에 임했다. 그는 “’알앤제이’ 작품을 처음 받고 가장 힘들 것 같은 부분이 학생과 ‘로미오와 줄리엣’ 사이의 접점 찾기다. 그 부분이 어려울 것 같다고 느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학생들이 풀어가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를 어떻게 연기하고, 왜 이렇게 연기를 하는가, 줄리엣이 죽고 난 뒤 로미오보다 학생 1이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에 관해 많이 고민했다. 그 접점을 찾아서 경계가 모호해지는 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공연에서도 많이 한다. 내가 과연 로미오로 연기를 하고 있나, 학생1로 연기를 하고 있나 그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면서 연습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털어놨다.

극중 대사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극중극으로 담겨 있어 일상에 듣던 언어와는 다르다. 이 부분에 있어 학생2 역의 강영석은 “대사가 일상어가 아니라 외우는데 다들 오래 걸렸다. 잘 안 외워졌다. 너무 안 외워져서 암기를 했다. 힘들었다. 세중이 형이 말했는데, 줄리엣이 2막을 시작하고 로미오 추방당한 후 이 사실을 아는 학생2가 나오고, 줄리엣이 되고. 이렇게 오가는 상황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2 역의 홍승안은 “영석이 말처럼 대사를 외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셰익스피어의 말이 시(詩)같잖나. 어휘, 문장형식이 아름다우면서 어려웠다. 그걸 이해하고 입 밖으로 꺼내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이 시기에 셰익스피어의 말을 뱉을 수 있게 돼서, 학생으로서 빌려서 자기감정을 표현하는데, 이것이 정말 이 작품의 매력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것을 해나가는 과정이 좋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체력소모가 많은 극이다. 학생4 역의 오정택은 “저희 배우들이 연습실에서 열심히 몸 관리를 했다. 나는 줄넘기를 많이 했는데, 다들 하체 운동을 많이 하더라. 체력 관리를 할 필요가 없는 게, 공연 자체가 체력을 키워준다. 힘든 걸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 (강기둥: 오정택 체력이 제일 좋다.) 순간순간 숨차고 머리가 하얘질 때도 있지만 운동도 마찬가지 않나 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홍승안은 ‘왜 사랑에 빠져들었을까’에 대한 질문에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진실이 될까 봐 무섭다. 제 생각은 학생2가 학생1을 그 전부터 사랑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금서’로 표현하고 있는데, 억압과 같이 맞물린다고 본다. 풀어나가는 과정이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작품으로 빠지는 힘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학생3 역 손유동과 학생4역 송광일은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출연했다. 두 사람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및 연기에 중점 포인트’에 대해 설명했다. 손유동은 “’알앤제이’에 다시 참여하게 되어 기분이 좋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듣는 말도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캐릭터는 학생3이다. 만나는 캐릭터가 많지만, 감정의 변화를 중점적으로 생각한 것이 학생 본연으로서의 모습과 변화, 느껴지는 감정을 중점으로 생각하고 표현하고 있다. 연기하면서 재미있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송광일은 “어떤 역할을 좋아하기보다 학생4가 좋다. 티볼트 유모, 발더자를 학생4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다 좋아한다. 학생4 입장에서 학생1,2,3을 바라보는 점이 재미있다. 이번에도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덧붙여 말했다.

지난 6월 28일 개막한 ‘알앤제이’는 오는 9월 29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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