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영화GO!] 영화 '봉오동 전투', 진정성 담은 우리 이야기
[e영화GO!] 영화 '봉오동 전투', 진정성 담은 우리 이야기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8.07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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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오동 전투' 한국 독립군이 일본군과 싸워 첫 승리
한 명의 영웅 아닌 기록에 남지 않은 독립군들 이야기
'역사' 기반의 작품이기에 고증에 철저하게 신경 써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오늘(7일)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주연의 영화 '봉오동 전투'가 개봉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홍범도 장군이 이끄는 독립군 연합 부대가 중국 지린성의 봉오동 계곡에서 일본군과 싸워 큰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어제의 농부가 오늘의 독립군이 됐던 시대에 수많은 이름 모를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 유해진, 류준열, 조우진, 키타무라 카즈키, 이케우치 히로유키 등이 출연했고, 원신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역사를 기반한 작품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표현의 방법 또는 나타냄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스크린에 담긴 이야기라 할지라도 '역사'를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날카롭다. 현재 한일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봉오동 전투'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비범한 사격 실력의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 역의 류준열은 이런 관심에 대해 "결과보다 과정을 그린 영화다. 이름 모를 분들의 희생을 이야기한다. 시국에 관한 부담감보다 영화 '봉오동 전투'가 그분들을 기억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항일대도를 휘두르는 전설적 독립군 황해철 역의 유해진은 "역사 기반의 영화인 만큼 '진정성'의 무게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잘못 그리면 오히려 튕겨 나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러웠다. 액션의 화려함이나 기교를 지양했다. '생존'을 위한 몸짓이라는 의견에 감독과 같은 생각이었다"면서 작품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고심했음을 드러냈다.

원신연 감독이 바라보는 역사의 시선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겼다. 원 감독은 "일제강점기는 외면하고 싶은 '피해의 역사'가 아닌 꼭 기억해야 할 '저항의 역사"라고 말하며 그 시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봉오동 전투'가 특별한 이유는 일제강점기 배경의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승리의 역사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1910년 경술국치부터 1945년 광복까지 철저히 일본 입장에서 모든 것이 기록된 시기였다. 특히 봉오동 전투 같은 저항과 승리의 역사를 다룬 기록은 축소되고 숨겨졌으며 남아있는 기록마저 왜곡됐다.

원신연 감독은 첫 승리의 역사인 '봉오동 전투'를 진정성 있게 그려내기 위해 고증에 힘을 쏟았다. 당시 발행되던 독립신문, 홍범도 일지 등 여러 문서 기록을 찾아봤다. 또 후손과의 대화, 전문가 자문을 받으며 영화에 진정성을 더하기 위해 노력했다.

원 감독은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고 조사해도 고증 오류나 왜곡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있을 수 있다. 사실 역사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는 창작보다 더 제한되어 있다. 조심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류준열 또한 직접 역사적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왜곡'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는 "'왜곡'에 관한 건 모든 게 조심스러웠다. '인물이 여기 존재하는 것 자체'에 대해 관객은 쉽게 눈치를 챈다. 의상,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등 모든 이미지에 조심스러워진다. 그래서 철저하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봉오동 전투'는 실제 험준한 봉오동과 유사한 지형을 재현하기 위해 주로 산악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와 스태프가 무거운 짐을 들고 산으로 오르고 내리며 한마음으로 좋은 작품 만들겠다는 목표만을 향해 전진했다.

류준열은 당시 환경에 대해 "촬영 현장이 가파른 절벽이었다. 와이어 없이 할 수 없는 액션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실제 독립군들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나라를 지켰는지 느껴져 숙연해지는 순간이 있었다"면서 영화를 촬영하며 느낀 역사의 무게를 전했다.

3.1 운동 이후 만주 지역에서는 독립군의 무장 항쟁이 더욱 활발해지고 소규모 게릴라전이 여러 차례 일어난다. 그 가운데 봉오동 전투는 한국 독립군과 일본군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이자, 첫 승리를 거둔 전투다. 계층이나 출신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 독립군으로 뭉쳐 싸워 승리했으나, 기록조차 남지 않았다. '봉오동 전투'는 이름 모를 독립군이 쟁취한 승리를 담았다.

유해진은 '봉오동 전투'의 매력에 대해 "한 명의 영웅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라, 기록에도 남지 못한 분들의 희생, 그리고 그 과정을 담았다는 것이 좋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그렸다는 것이 영화의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건 그분들 덕분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다시 되찾는 일은 지금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영화를 준비하며 자료도 찾아봤지만 기록이 거의 없었다. 그만큼 우리가 잊고 살아서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영화를 통해 잊지 말아야 할 존재를 다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원신연 감독은 캐릭터가 지닌 사연에 집중하지 않은 흐름에 대해 "인물의 사연에 집중하고 이에 반응하는 상대 캐릭터를 비추면 관객이 느끼는 울림의 감정은 커진다. 이 영화 속 캐릭터는 기구한 사연을 지녔거나 내면의 생채기가 있지만 사연에 굳이 집중하지 않는다. 소년병이 '우리가 왜 싸우는지 잊었어요'라고 외치는데, 이 말이 시대정신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20년 6월, 죽음의 골짜기로 일본 정규군을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이룬 독립군의 전투를 그린 영화 '봉오동 전투'는 8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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