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블루레인',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e현장] '블루레인',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8.13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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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인',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재해석
다양한 색감의 조명과 현대적 표현의 안무로 세련된 감각
추정화 연출 "다른 '카마라조프가의 형제들'과 분명 다르다" 자신감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이미 뮤지컬 무대에 많이 올라온 소재다. 익숙하면서도 진부해진 이야기를 추정화 연출은 독특한 시선으로 재해석했다. 러시아가 아닌 미국으로 배경을 옮겼고, 다양한 질문을 극 속에 녹여냈다. 현대적 느낌으로 돌아온 고전은 감각적이다.

8월 1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는 뮤지컬 ‘블루레인’(제작 C101, 작연출 추정화)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테오 역 이창희·이주광, 루크 역 임병근·박유덕, 존 루키페르 역 김주호·박송권, 헤이든 역 김려원·최미소, 엠마 역 한지연·한유란, 사일러스 역 임강성·조환지 그리고 프로듀서 최수명, 작곡가 허수현, 연출가 추정화, 안무가 김병진이 참석했다.

‘블루레인’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선(善)과 악(惡)의 경계'라는 묵직한 주제를 친부 살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차용해 흥미롭게 풀어낸 수작이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이미 많이 무대화됐다. 특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지난해 뮤지컬 ‘카라마조프’(정은비 작, 박소영-허연정 연출)와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김경주 작, 오세혁 연출)로 올랐다. 관객에게는 익숙하거나 혹은 진부한 소재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2019년 ‘블루레인’이라는 타이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재해석한 작품이 관객 앞에 선을 보이게 됐다.

이에 대해 추정화 연출은 “원래 ‘블루레인’의 제목이 ‘브라더스’ 였었는데, 앞서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공연되면서 이름을 바꿨다”고 밝혔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블루레인’이라는 타이틀에 도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추 연출은 “선과 악을 말하지만 ‘죄’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포괄적으로 생각하다가 정하게 됐다”면서 타이틀을 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를 봤었다는 그는 “책을 정말 잘 녹여내서 감탄했다. 당시 출연했던 배우들에게 ‘책 읽어봤냐, 그럼 얼마나 이 무대가 대단한지 아느냐’고 물었다”면서 “’블루레인’은 쓴 지 오래된 작품이다. 아무도 무대로 올려주지 않아서 가지고만 있었다. 오히려 이전에 무대로 올라온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공연이 있고, 책을 녹여낸 작품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들을 자본주의 한복판에 있게 하고 싶었다”고 ‘블루레인’의 차별성을 말했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에 표도르 역으로 출연했던 김주호는 “한 배우의 문구 중 ‘우리는 이어져 있었습니다’라는 말이 있었는데, 이렇게 원작 작품을 통해 이어졌다. ‘블루레인’에서 맡은 존 루키페르라는 인물은 표도르와 같은 인물이다. 그 작품에서는 퇴장 없이 아들들이 서로 의심하고 불신하는 모습을 지켜봄으로써 아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고 후회 비슷한 걸 했다면, 이 작품은 일말의 양심도 없이 순수하게 끝까지 나아가고자 하는 목표를 안고 가는 그 점에서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분노라는 가사 중 ‘위선 가식은 집어치우고~~’ 하는 부분이 있는데, 내 캐릭터에 있어서 꼭 가지고 가야 하는 문구가 아닐까 생각했다. ‘착한 척’과 ‘싫은 데 좋은 척’ 했던 위선스러운 부분, 아양과 가식을 다 버리고 즐기고 흥을 내며 그 속에서 절대적인 악이라고 할까, 그걸 안고 가는 부분이 있어서 차이점이 있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려본다”면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블루레인’의 배경은 미국의 유타다. 추 연출은 “이렇게 동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선과 악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돈과 법이 가장 위에 있을 수 있었던 시대, 법이 성경을 대신할 수 있었던 시대에 돈과 법으로 존과 루크가 만난다. 사람을 주무를 수 있는 것이 돈과 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가?’에 따라 다른 지점에 놓이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의지를 향한 인간의 모습을 다루고 싶었다. 상징적으로는 ‘어항’과 ‘신은 과연 있는가,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죄와 벌’의 팬이었다고 밝힌 추 연출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조금 더 사건이 명료하니까 카라마’ 가 뮤지컬로 만들기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글을 다 써놨을 때 너무 많이 나와서 못 올리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DIMF를 통해 선을 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이미 관객에게 익숙해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란 소재에 대해 주 연출은 “같은 소재의 다른 작품들과 차이를 두고자 한 부분은 없다. 러시아 고전보다 현대로 이야기를 가져오고 싶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라는 단어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 사건이나 범죄를 기사로 접하다 보니 ‘인간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악해질 수 있지’ 생각하게 되었고, 이런 부분을 담아보려 했다”고 전했다.

‘블루레인’은 2018년 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았다. 그 후 1년간 개발 과정을 거쳐 8월 9일 관객 앞에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추정화 연출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야기는 방대한데, 가진 것 없이 만들어야 했다. 대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어떻게 꾸려야 할지 막막했다. 창작진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마당놀이처럼 보일 지라도 이렇게 구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무가에게 ‘의자를 줄 수 있다’고 말하며 멋진 브릿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김병진 안무가가 멋진 안무를 만들어줬다. 본 공연으로 오면서는 기술 감독님들이 합류하면서 조금 더 세련되게 구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씨워너원 대표(최수명)가 설치 미술을 하고 싶다면서 ‘아무도 보지 못한 무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전해왔다. 선행되었던 무대에서 많이 달라지지 않고 세련됨을 가미할 방법을 연구했다”고 말하며 본 공연으로 오기까지 많은 노력과 고민의 시간이 있었음을 드러냈다.

극에서 ‘어항’은 큰 의미를 갖는다. 추 연출은 “딱 하나, 부탁한 것이 ‘어항’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 무대는 하나의 큰 어항이다. 인간이 어항을 내려다보듯, 신도 어항 보듯 인간을 내려다보지 않을까, 그 시각을 표현했다. 어항 속에 있는 두 마리의 물고기나 우리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파란 물속을 블루레인이라고 표현했고, 그와 같이 우리도 세상을 노닐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면서 ‘어항’과 무대의 의미를 설명했다.

‘여섯 개의 의자’만으로 안무를 만든 김병진 안무가는 안무에 대해 “처음 추 연출이 말해듯 주어져 있던 것이 의자 6개였다. 제안을 받고 난감했는데, 작품을 공부하면서 신이 났다. 다른 표현을 해보고 싶었다. 춤이 아닌 표현을 하고 싶어서 어려웠지만 신나게 했다. ‘배우와 관객이 어떻게 느끼도록 만들어야 할까’ 고민을 했을 때, 의자는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배우의 캐릭터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매 장면에서 다른 형태로 마주 보고, 얽히면서 의자에 앉아 진실과 내면에 부딪히는 상황을 담아보려 했다.. 회피하는 감정을 의자로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음악에 대해 방대한 드라마라 음악은 어렵지 않게 선율적으로 가려고 했다. 팝 발라드, 락 발라드, 펑키, 세미 클래식 등 여러 장르를 총망라해서 극을 음악 안에 버무릴 수 있도록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그는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에 대해 “배우들이 처음 등장할 때 나오는 음악, 드라마 상황 자체의 변화를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블루레인’의 프로듀서 씨워너원(C101) 대표 최수명은 “내가 원하던 작품의 톤앤 매너, 작품의 제작방향이 정확하게 구현이 됐다. 팔불출 같지만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이 ‘왜 아무것도 없어?’ 의구심을 갖길 원했다. 공연을 보고 ‘왜 아무것도 없었고, 이렇게 에너지로 가득 차는 공연이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지난 후 프리뷰 공연 후 로비에서 관객 반응과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잘 전달된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창작진과 배우들에게 감사하다. 5주 정도 남았는데,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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