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ws Trip] 스위스 발레주 시리즈④…천상의 와인 도시 '시옹 Sion'
[e-News Trip] 스위스 발레주 시리즈④…천상의 와인 도시 '시옹 Sion'
  • 상훈 여행전문기자
  • 승인 2019.08.1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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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500m 위치해 환상적인 풍경
스위스 최대 와인 생산지로 인기

[이뉴스데일리 = 스위스] 상훈 여행전문기자=어렵게 만난 마테호른, 엄청난 폭설과 살을 에는 강풍과 구름 위의 온천마을을 건너 와인의 도시 시옹으로 왔다. 무려 4천km의 와이너리 벽에 둘러싸여 있고 해발 500m에 위치한 발레 주의 주도인 시옹에 들어서니 언덕 위에 서 있는 2개의 고성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시계가 거꾸로 돌기 시작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 시옹의 모습은 깊은 시간을 안고 숙성돼가는 와인을 닮았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도시 전체가 와인 향에 물들다

마테호른의 전경에 취해, 눈을 멀게만 할 것 같은 폭설에 취해, 알프스의 정취가 담긴 온천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와인에 취하게 생겼다. 시옹이다. 시옹은 BC 5800년경에 지중해에서 건너 온 농부들이 시옹에 정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대도시로 성장해 1848년 스위스 연방에 합류하게 됐다. 스위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에다 4천km가 넘는 와이너리 벽을 갖고 있는 발레 주의 주도 시옹. 특히 와이너리 벽은 국가 지정 보물이어서 수리도 국가에서 해준다고 한다. 스위스 사람들에게 와인은 대단한 자부심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와인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저녁식사 때면 와인 이야기로 꽃을 피운단다. 도대체 와인 하나로 뭔 할 얘기가 그리 많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시옹의 광활한 포도밭을 보고 난 후 이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됐다. 스위스는 평지가 적은 곳이라 오래 전부터 햇빛이 잘 드는 구릉지를 이용하여 포도를 재배해왔다. 복잡한 기후와 지형 때문에 스위스의 와인은 재배 면적에 비해 그 종류가 다양하다. 스위스 와이너리는 스위스의 청정 자연을 듬뿍 머금은 스위스 와인을 맛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도밭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풍경 또한 감상할 수 있어 관광 포인트로 가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맑은 날이 많고 기후와 토양이 건조하여 와인제조에 적합하고 산의 경사면에 만들어진 패치워크(직물 조각을 이어 붙이는 방법) 같은 모양의 포도밭은 발레 주의 특징이다. 스위스에 도착해 높은 곳만 다니다가 간만에 낮은 곳으로 오니 기압 차이인가 거짓말 조금 보태서 휘청거리는 느낌이다. 시옹은 언덕 위에 있는 발레르Valere라는 요새와 같은 성에 둘러싸여 있는 작은 마을의 형국이다. 맞은 편에 있는 투르비옹Tourvillon 성은 18세기로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제 와이너리 벽을 따라 시옹의 와인을 한껏 경험해 볼 시간이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비스 드 끌라보Biss de Clavau 수로 따라 성지가 되다

발레 주를 스위스 최대의 와인 생산지로 만들어 준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수로다. 발레 주의 수로는 역사와 문화, 인류의 정착을 보여주는 산 증인이다. 험한 산지에서 땅을 파내거나 절벽을 잘라내는 등 물을 컨트롤 하기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던 발레인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 낸 역사이다. 이 수로는 메마른 척박한 땅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산등성이를 지나는 깎아지른 언덕으로도 물을 공급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다. 비스Biss 라고 불리는 이 수로는 포도밭과 과수원을 따라 발레 주 내에서 1,800km 가량 이어진다. 13세기에 포도밭을 따라 만들어진 이 수로는 하이킹을 즐기기에도 그만인데 비스 드 끌라보Biss de Clavau가 대표적인 코스로 시옹에서 몰리뇽Molignon, 신녜즈Signese를 지나 생 레오나르Saint Leonard까지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제 역사적인 와이너리 수로를 가볼 시간이다. 시옹 역에서 차를 타고 10분 간 달려 도착한 비스 드 끌라보에서 시옹 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나란히 건장한 어른 2명이 걸을 정도로 너비의 수로를 따라 올라간다. 이 수로는 1450년에 만들어진 수로로 론느Rhone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경사 높은 포도밭 언덕에 촘촘히 이어진다. 촉촉한 비 내음과 포도밭의 포도 향기를 맡으며 걷다 보니 절로 출출해 진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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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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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귀에리뜨 브룰르페르La Guerite Brulefer라는 와이너리 겸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원래는 샤를 봉뱅Charles Bonvin 와이너리 담벼락에 만든 창고였는데 생산하는 와인이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와인은 물론 음식도 팔게 되면서 레스토랑이 된 것이다. 자리에 앉아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오크 통으로 숙성시킨 레드와인을 먼저 마시고 쉬라와 꿀을 얹은 염소 치즈를 먹으니 입 안에 풍미가 가득하다. 특히 메인 요리인 직접 훈제한 송어 요리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마치 입 안에서 송어가 퍼덕이는 듯한 느낌이다. 식사를 마친 후 끌로 드 꼬셰따Clos de Cochetta 와이너리를 따라 걷다 보니 가히 포도밭 담벼락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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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3년 가난한 수도원이 이 언덕을 기증 받아 40년에 걸쳐 완성하였다고 하니 그 열정과 노력이 눈에 훤히 보이는 듯 하다. 가장 높은 담의 높이가 22m에 이를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석회질 지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곳의 특성상 껍질이 벗겨지는 석회석을 흙과 섞어 담을 쌓아 놓으니 배수가 잘돼 포도재배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웅장한 담벼락 때문에 과거에는 수확을 위해 등반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레일을 이용하여 포도를 수확하거나 심할 경우 헬기의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1885년부터 와인을 만들고 있는 끌로 드 꼬셰따는 발레 주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돌 데 몽Dole des Monts 및 위만뉴 루쥬Humagne Rouge와 같은 스위스 최고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나니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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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옹의 구 시가지로 내려와 산책을 하니 거리며 상점 모두 과거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여있는 흔적이 인상적이다. 구시가지 만을 산책해도 좋고 와이너리 가이드 투어도 훌륭하고 무엇을 하든지 전혀 아깝거나 후회되지 않을 시옹이다. 어드벤처와 스릴 그리고 다이내믹함을 넘는 스위스 발레 주 투어의 결론? ‘죽기 전에 꼭 한 번 가봐야 할 곳’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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