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p Review] 이기대를 즐기는 방법 두가지...다이아몬드베이요트·해안산책로
[e-Trip Review] 이기대를 즐기는 방법 두가지...다이아몬드베이요트·해안산책로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9.09.06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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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뉴스데일리 김유정 기자]언어는 참 재밌다. 전세계의 수많은 언어가 각자 고유의 문화와 분위기를 담고 있어 각 언어가 비슷하면서도 너무나 다른점을 가지고 있어 우리말로는 도저히 표현이 안되는 외국어가 있고, 동시에 우리말을 외국어로 표현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외국어를 공부하면서 혹은 여행을 다니면서 언어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듣게 된다. 중학교 때 영어를 배우면서 갑자기 차가운 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 찡하고 머리가 아픈 것을 ‘icecream headache’이라는 한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고 알게 되었을 때의 신비함과 쾌감이란. 

또 한번은 일본 니가타로 출장갔을 때 현지 관광청 직원이 말했다. 

“어제까지 비가 오고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했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 다행이에요.” 라길래,

“제가 날씨복이 좀 있어요. 여행다닐때마다 날씨가 항상 좋았어요. 런던에서도 파란하늘을 본 몇안되는 사람이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 직원이 “아, 김기자님은 하레온나(晴れ女)군요.”라고 했다. 일본에는 여행 다닐때마다 날씨가 맑은 여자를 가리켜 하레온나라고 부른다고 한다. ‘일본에는 그런 사람을 부르는 단어도 있다니’하고 놀란적이 있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도하공항에서 경유를 할 때였다. 긴 경유시간 때문에 도하에서 식사를 하고 주위를 둘러보려고 환전을 위해 환전소에 들렀다. 의례 모든 관광객에게 그렇듯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안녕하세요’라고 말해 나 역시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나 역시 아랍어로는 안녕하세요가 뭔지 물어보고 같이 인사해주었다. 

오랜 기간 출장 때문에 보지 못한 남자친구에게 한번 써먹어보자는 마음으로 그럼 사랑해, 즉 I love you는 아랍어로 뭐냐고 물으니 당혹스러워하면서 환전소 직원이 말했다. 

“우리는 사랑해라는 말을 쓰지 않아요. 그런 말이 아예 없어요.” 놀란 필자는 그럼 신에게라도 사랑한다고 할 수 있지 않느냐고 사랑이라는 단어도 없냐고 물었더니 그 역시 없다고 대답했다. 그 때 알았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없는 언어도 있구나. 언어는 그들의 정신인데.

또 마찬가지로 우리말에도 그런 경우가 왕왕 있다. 우리나라에서 영어강사를 하는 캐나다인 친구에게 잠시 우리말을 가르쳐준 적이 있었다. 서운하다라는 단어를 알려줘야 했었는데 한영 사전에는 오로지 hurt나 sad만 적혀있어서 그건 정확한 의미가 아니라며 장황하게 설명했던 때가 있었다. 

이렇듯 ‘바람을 쐰다’라는 문장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나 나들이, 드라이브 등 어떤 단어로도 대신할 수 없는 공기를 가진 말이기 때문이다. 같은 우리말로도 설명이 어렵고 게다가 외국어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하다. 

바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쐴 수 있다. 잠시 집 앞 공원 한바퀴를 도는 것이 될수도 있고, 차 창문을 다 열어놓고 올림픽대로를 씽씽 달리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버스 창가에 앉아 창문을 열고 영동대교를 건너는 것이 되기도 한다. 

 

너무 답답한 마음을 달랜다라는 의미로 느껴지는 바람을 쐰다는 말을 가장 잘 실현시켜줄 수 있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배’다. 그것이 유람선이든, 호화스러운 요트든, 카누배든.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배를 탈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타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것은 어떤 여행지에서라도 심지어 한강에서 타는 요트라도 또 다른 시각과 가슴을 뻥 뚫리게 해줄 바람을 쐬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해운대의 스카이라인과 광안대교뿐 아니라 동백섬의 경관과 부산 바다의 수평선을 멍하게 바라볼 수 있는 다이아몬드 베이 요트는 요트라는 이름처럼 호화스런 자태를 뽐내지만 그가 주는 감상을 지극히 소박하다. 

 

뱃머리에 앉아 머리가 감당할 수 없게 휘날리지만 강렬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쐬며 눈이 부시게 반짝이는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만 있어도 근심걱정이 바람과 함께 날라간다. 목이 아프게 올라봤던 높은 빌딩들도 너무나 거대해 압도감을 느꼈던 광안대교도 작게 멀어지니 크게만 생각했던 내 고민들과 걱정들도 작아져만 간다. 

 

럭셔리한 내부에는 편안하게 앉아 다과를 즐길 수 있게 준비돼 있지만 출발할 때쯤 다과를 간단히 즐긴 후 바로 데크로 나와 부산 바닷바람과 바다를 실컷 즐기길 바란다. 한시간 정도 코스만으로도 충분히 바람 쐴 수 있다. 오전, 오후 시간대 모두 요트가 운항해 편한 시간에 방문하면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야경 명소가 많은 부산에서 아름다운 주경을 볼 수 있어 오전 시간대에 한가롭게 즐기는 편이 더 낫다. 주변에 이기대 공원과 이기대 해안 산책로가 있으니 요트를 타고 산책한다면 힐링을 완성시켜줄 것을 보장한다.  

 

 

몇 년전부터 우리나라에 걷기 여행이 열풍이 돌면서 둘레길, 올레길, 갈맷길 등 전국에 걷는 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덩달아 아웃도어 용품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전국에 수많은 걷기 좋은 길이 발굴된 점은 고맙지만, 점점 주객전도 되는 것 같아 아쉽다. 

당장 히말라야 산을 오를 것 같은 기세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아웃도어 제품으로 풀세팅하고 ‘ㅇㅇ길, ㅁㅁ길을 다녀왔다’라며 걷기 여행 자체를 즐기기 보다 길을 정복하러 다닌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길의 시작점에서 출발해 끝지점까지 완주하는 것도 물론 뿌듯하고 의미있는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천천히 느리게 걸으며 눈으로 담을 수 있는 풍경을 뒤로 한 채 목적지 완주를 위한 걷기가 과연 얼마나 깊은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사람은 상처 받거나 힘든 일이 있으면 자연스레 대자연의 품을 찾게 된다. 거대하고 변함없는 대자연 속에 있으면 쉽게 변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이 서서히 치유돼 간다. 그런 대자연의 보살핌을 가장 안락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야 말로 느리게 걷는 것이다. 수많은 아름다운 자연의 길 중에서도 나에게 맞고 좋은 길은 사람 마다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또 우리네 인생이 모두가 같이 시작하고 끝을 맺은적이 있었던가. 각자의 시작과 끝은 각자 정해야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걷기여행이 아니겠는가.   

부산이야말로 바다를 보면서 느리게 걸을 수 있는 길이 많아 걷기 여행으로 제격이다. 해안선을 따라 놓인 길들 마다 분위기나 경관이 달라 기회가 된다면 전부 걸어봐도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기대는 이기대 해안공원을 중심으로 바닷가가 보이는 이기대 해안산책로, 동백꽃담길을 걸을 수 있는 이기대공원로로 나뉜다. 공원 위쪽길인 이기대공원로는 차도와 인도가 함께 있는 길이고 해안로는 바다 해안선을 따라 숲속을 거닐 수 있는 걷기를 위한 길이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길이 나란히 놓여있기 때문에 왕복으로 거닐면서 공원로와 해안산책로를 모두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우선 산책로는 이기대해안공원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계단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동생말부터 이어지는 해안산책로는 전망대를 지나 오륙도 해맞이 공원까지 이어지지만 이기대공원에서 시작해 원하는 곳까지 걸어도 좋다. 걷기는 원하는 곳에서 어디든 시작해 원하는 어디서든 끝낼 수 있어야 진정한 걷기여행이다. 

울퉁불퉁한 길은 걷기 좋게 나무데크로 정비해 놓았고 숲속길은 자연 그대로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게 할 수 있게 그대로 두었다. 운치있는 데크길과 자연 품안에 들어와 있는 듯한 숲길을 번갈아 걸어가니 한결 더 발길이 가볍다.

해안 산책로 사이에 숲길 중간에는 벤치가 마련돼 있어 산책하는 사람들의 쉴 곳이 되어준다. 바라보는 풍경은 소나무 숲 사이로 보이는 바닷가의 푸르름의 조화가 푸름의 결정체를 바라보는 것 같아 피곤했던 눈 마저 맑아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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