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ge] '그림자를 판 사나이' 정영 작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를 향한 질문"
[e-Stage] '그림자를 판 사나이' 정영 작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를 향한 질문"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03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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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다'→황금만능주의 현실 비판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소설 원작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
무대를 위해 완전히 새롭게 쓰인 이야기로 기대감↑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1814년 발행된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가 오는 11월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로 무대에 오른다. 원작 전체가 아닌 일부 요소를 차용한 스토리와 디자인은 차별화된 작품의 탄생을 기대하게 한다.

이야기는 주인공 페터가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면서 시작한다. 궁핍했던 그는 금화가 고갈되지 않는 마법의 주머니를 얻는다. 많은 사람의 부러움을 사며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지만, 이내 그림자 없이는 사회 구성원으로 지위를 얻지 못하고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인의 도움 없이 방 밖으로 나가기도 어려운 몸이 딘 페터는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다가가지 못한 채 주위를 맴돌아야 하는 비참한 신세가 된다. 그런 그 앞에 영혼을 팔면 그림자를 되돌려 주겠다는 정체불명의 사나이가 나타난다.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은 현실 세계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적과 환상을 마치 자연스러운 일인 듯 사실적 문체로 묘사한 환상적 사실주의에 기반을 둔 환상 문학으로 분류된다. 소설 속에는 그림자를 판다는 설정 외에도 마법 주머니,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새집, 요술 장화 등 동화적인 요소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원작 소설의 큰 서사와 상징을 토대로 무대극으로써 완전히 새롭게 쓰였다. 변화의 중심에 선 대표적인 캐릭터는 '벤델'이다. 벤델은 사람들에게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도록 시종일관 페터의 곁을 지키는 하인이다. 원작 도서에서는 페터가 남긴 돈으로 재단을 세워 그를 기릴 만큼 충직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뮤지컬 속 벤델은 페터의 곁에서 그를 보필하는 하인으로 등장하지만 비밀을 지닌, 어딘가 의뭉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해 새로운 전개를 이끈다.

극작과 작사를 맡은 정영 작가는 원작 소설을 뮤지컬 대본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인간 실존의 문제를 무대 위에서 아름다움과 위트가 있는 판타지로 표현하고, 그림자를 무용으로 표현해 주인공과 그림자가 쫓고 쫓기게 만들어 인간의 자기기만과 공허한 환상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은 다년간의 개발을 거쳐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로 완성되었다. 서사의 시작이 되는 '그림자를 대가로 한 거래' 관련해 정영 작가는 "이 작품에서 '그림자'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영혼이 아닌 우리가 이 사회에 환대 될지 추방될지를 결정짓는 조건이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그림자'라는 상징을 통해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가 소수를 깎아내리는 사회, 동질감이 없다는 이유로 서로를 처단하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작가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악마와 두 번의 거래를 하게 되는데 첫 번째가 그림자이고 마지막 거래는 그림자를 돌려받는 대신 인간이 치러야 할 악마의 최종 목적"이라고 말하며 “주인공의 고뇌와 결단을 통해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월 3일 공개된 메인 포스터에는 ‘절망의 순간에 만난 가장 기이한 세계’라는 카피가 포함되어 있다. 원작 도서의 제목에도 등장하는 ‘기이한’이라는 단어는 어딘가 비현실적이며 판타지적인, 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에 맞춘 듯 공개된 포스터는 낯선 세계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환상적 미장센으로 표현했으며 이러한 디자인적 요소는 무대까지 그 결을 이어간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로 다섯 번째 창작뮤지컬 제작하게 된 제작사 알앤디웍스는 이번 작품에 대해 “그림자들의 군무와 합창이 어우러진, 음악과 춤이 주가 되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오는 11월 16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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