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폭력의 근본적 원인과 책임은? 여전히 유효한 물음 '킬롤로지'
[e현장] 폭력의 근본적 원인과 책임은? 여전히 유효한 물음 '킬롤로지'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04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극 '킬롤로지' 폭력에 대한 근본적 원인과 책임을 묻는 이야기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을 조명하는 작품
초연 캐스트와 재연 합류 뉴캐스트의 조화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묵직한 텍스트의 힘, 연극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킬롤로지’가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9월 4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는 연극 ‘킬롤로지(Killology)’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수현, 윤석원, 오종혁, 이율, 이주승, 은해성과 박선희 연출이 참석했다.

‘킬롤로지’는 서로 다른 상처를 가진 세 인물이 등장, 각자의 독백을 통해 사건과 감정을 쏟아 내는 3인극이다. 온라인 게임 ‘Killology’와 동일한 방법으로 아들이 살해된 후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복수를 결심한 ‘알란’과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살인을 위한 게임 ‘Killology’를 개발하여 거대한 부를 축적한 게임개발자 ‘폴’, 온라인 게임 ‘Killology’와 동일한 방법으로 살해당한 희생자 ‘데이비’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만연해진 폭력은 어디서부터 기인하는 것인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구조와 방대한 분량의 독백 속에서 상대방과 마주하는 찰나의 순간에 각 캐릭터들의 관계와 상황, 사건의 단서를 찾아가는 이야기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은 마치 퍼즐을 완성해 나가는 것 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지만 방대한 분량의 독백을 소화하는 배우들에게는 도전이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다시 ‘킬롤로지’ 무대에 오른 세 배우, 김수현, 이율, 이주승은 재연을 선택한 이유와 작품의 매력에 관해 말했다.

알란 역 김수현은 “다시 ‘킬롤로지’를 하게 됐다. 두 가지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결정했다. 초연을 해보고 ‘사람을 괴롭히는 공연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초연 연습할 때는 제법 영향을 받았다. 재연을 앞두고 ‘또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이 작품은 양파 같은 면이 있다. 볼 때마다 다르고, 할 때마다 다르다. 어떤 각도로 인물을 보느냐에 따라 해석도 다양하다. 100가지 이상의 해석이 나올 수 있다. 배우로서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 최선을 다했는데,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이기에 아쉬운 점은 분명 있었다. 어떤 면을 잘 드러내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다. 이런 부분이 괴롭히는 요인이었지만 배우로서는 매력이 느껴졌다”면서 초연에 이어 다시 재연에 출연하면서 느낀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폴 역 이율은 “작년 ‘킬롤로지’가 좋은 기억이었다. 다시 그 기억을 느끼고 싶었다. 1년 만에 돌아왔을 때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궁금해서 다시 한번 참여하게 됐다”면서 흔쾌히 재연에 합류했음을 드러냈다.

데이비 역 이주승은 “참여를 안 하려고 했다. 다른 데이비의 해석을 보고 싶었고, 힘들기도 했다. 안 하려고 했는데 부득이하게 급하게 들어오게 됐다. 그렇게 들어왔지만 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안 할 거다.(웃음) 올해 열심히 해서 잘 끝내겠다”면서 첫 캐스팅 발표 후 복잡했던 사정과 이를 이해하고 합류했던 사연을 전했다.

올해 처음으로 ‘킬롤로지’에 합류한 새로운 세 배우 윤석원, 오종혁, 은해성은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알란 역 윤석원은 “뮤지컬 무대에 많이 서서 연극을 정말 하고 싶었다. ‘킬롤로지’ 제안이 들어와서 대본도 안보고 한다고 했다. 대본을 좀 볼 걸 그랬다.(웃음)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으니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다”면서 즐거운 기색을 드러냈다.

폴 역 오종혁은 “초연 때 참여하고 싶다고 했는데, 여건상 재연에 하게 됐다. 초연 공연을 보면서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 갖고 있었다. 재연에 와서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다가 혼나기도 했다.(웃음) 지금 막 시작해서 아직까지는 즐거운 상태”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킬롤로지’는 지난 8월 31일 개막 후 일주일이 채 안 됐다. 

데이비 역 은해성은 “작년에 처음 연극을 한 뒤 다시 하고 싶었다. 오디션을 보고 선발되어 참여하게 됐다. 이 작품의 대본을 처음 보고는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려웠었다”면서 어려웠던 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2017년 영국에서 초연한 연극 ‘킬롤로지’는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Laurence Olivier Award)’ 협력극장 작품상, ‘웨일스 시어터 어워드(Wales Theatre Awards)’ 극작상과 최고 남자 배우상, ‘더 스테이지 어워드 (The Stage Awards)’ 올해의 지역극장상을 수상하며 웰메이드 연극임을 입증했다. 

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적인 안전장치를 보장받지 못한 채, 정서적으로 부모의 보호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들이 가해자이자 피해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그려내며 그 안에 존재하는 잔혹한 범죄와 미디어의 상관관계,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는 극 ‘킬롤로지.’

마지막으로 배우들은 관람을 독려하는 한 마디와 함께 인사를 전했다. 이주승이 “킬롤로지 계속 봐도 다르게 느껴지는 재미가 있는 연극이다. 꼭 두 번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고, 이에 오종혁은 “ 두 번 이상 보셔도 된다.(웃음) 많은 관심 가져달라. 아빠와 아들 이야기지만, 한 번쯤 생각하게 하는 내용이다.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면 좋겠다”면서 배턴을 이어받았다. 이어 윤석원은 “부모님과 손잡고 보러 와주시면 좋겠다”, 은해성은 “많이 보러 와주세요”라는 짧은 인사를 건넸고, 이율은 “차분히 하나하나 잘 준비해서 만들었다. 편안하게 오셔서 편안히 보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완벽한 미장센의 조화에 서로의 연결고리를 통해 완성되어 가는 퍼즐 같은 구성의 매력적인 연극 ‘킬롤로지’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공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