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현장] '두 명의 배우, 21개 캐릭터' 원작보다 더 큰 재미! 연극 '오만과 편견'
[e현장] '두 명의 배우, 21개 캐릭터' 원작보다 더 큰 재미! 연극 '오만과 편견'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05 19: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인극으로 탄생한 英 작가 제인 오스틴 장편소설 '오만과 편견'
두 배우가 그려내는 21명의 캐릭터
창의적으로 표현된 명작이 주는 재미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오만과 편견'이 새롭게 탄생했다. 두 배우가 선사하는 장편소설의 이야기는 다채로운 연기와 빠른 호흡으로 흥미를 자극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9월 5일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는 연극 ‘오만과 편견’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지현, 정운선, 이동하, 윤나무, 이형훈 및 연출가 박소영이 참석했다.

우리에게 제인 오스틴의 소설로 더 친숙한 ‘오만과 편견’은 작가가 스무 살에 쓴 ‘첫인상’이라는 습작을 개작하여 1813년 자신의 두 번째 작품으로 출간한 장편 연애소설이다.

19세기 영국 시골 마을에 젊고 부유한 신사가 이사 오고, 딸들에게 좋은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던 베넷 부부가 딸들을 시집보낼 계획을 세우며 시작되는 작품의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영국 중상류층 여성의 삶과 서로 다른 계급의 청춘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지만, 결혼을 결정하는 이유가 단지 상대방의 가문, 재산, 명성 같은 외적 조건뿐이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분위기를 풍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연극 ’오만과 편견’은 소설 출판 200주년을 기념하여 2014년 9월, 영국의 솔즈베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원작보다 더 재미있다’는 호평을 들은 이 작품은 청춘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유쾌한 2인극으로 각색되어 신선한 매력을 선사한다. 무대에 오르는 두 배우는 A1, A2 배역을 맡는다. 김지현과 정운선이 연기하는 A1 역은 엘리자베스, 미시즈 베넷, 리디아, 찰스 빙리, 캐롤라인 빙리, 샬롯 루카스, 데니, 캐서린 남작부인, 미시즈 가드너를, 이동하와 윤나무 그리고 이형훈이 맡는 A2 역은 다아시, 제인, 미스터 베넷, 키티, 미스터 콜린스, 위컴, 캐서린 남작부인, 윌리엄 루카스, 미스터 가드너, 하녀, 펨벌리의 하녀장으로 분한다.

빠른 전환과 템포, 여러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배우들에게도 도전이었다. 이형훈은 여러 배역을 맡는 가운데 주인공의 결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두 배우가 ‘오만과 편견’을 표현하고 있지만, 목표 지점을 가기 위해 각 캐릭터가 도움을 주고 있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만, 하나의 목표를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 캐릭터가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흘러서 오히려 주인공으로서 감정을 잘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언제나 연극 무대를 휘어잡는 김지현은 2인극인 ‘오만과 편견’에서 새롭게 느낀 매력과 도전 과제에 대해 “1인 다역을 하면서 작품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이 이 극의 특징이다. 멀티 개념과는 다른, 작품이 가진 고전적 결이 있기 때문에 ‘메인 캐릭터와 서브’ 개념이 아니라 모든 인물이 다 고르게 그 순간을 끝까지 살고 있어야 한다. 멀티로써 기능적인 캐릭터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가는 인물들이라 그런 호흡의 변화나 캐릭터의 변화, 순간순간 해야 하는 것이 있다. 이런 작품은 처음인데 분량도 많고 물리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또 해내고 나니 관객과 만났을 때 재미가 더 커졌다. 상대 배우랑만 오롯이 호흡을 맞추는 2인극이라 각각 배우들의 매력이 달라서 호흡 맞추는 재미가 있었다. 재미있게 공연을 하고 있다”면서 작품을 연습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2인극의 매력을 설명했다.

‘오만과 편견’의 무대는 160분간 펼쳐진다. 연극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긴 러닝타임이다. 그만큼 방대한 분량의 대사와 장면이 펼쳐진다. 이동하는 “원래 대사를 잘 못 외우는데, 이렇게 많은 대사량은 처음 경험한다”면서 대사 암기에 어려웠던 점을 털어놨다. 그는 “2인극으로 이 대본을 둘이서 다 외우는 건 엄청난 압박감이었다. 사실 프리뷰 무대에서는 틀린 적도 있었다. 2주간 하루에 7~8시간 투자해 대사를 외우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후반부에는 작품의 전체적 흐름도 알게 되고, 암기력이 향상된 것도 느꼈다. 앞으로 다른 작품을 했을 때 이 정도의 암기력이면 수월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끝까지 대본 놓지 않고 외우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쉽지 않았던 과정을 노력으로 극복한 사실을 밝혔다.

극 중 두 인물이 반대를 뚫고 사랑을 이루는 감정에 대해 정운선은 “연습 중 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역할의 변화는 많지만, 끝 지점을 향해 모든 인물이 달린다. 김지현 배우가 ‘마지막에는 가만히 서서 대사만 해도 눈물이 난다’고 말한 적도 있다. 사랑으로 끝이 나는데, 함께 하는 160분 그 순간에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서로를 바라보고 의지하며 함께 호흡하고 숨 쉬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지와 다아시의 마음에 백번 공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러 역할을 맡으면서 자신의 새로운 면을 발견했는지 묻는 말에 윤나무는 “저를 조금이라도 아는 분들은 저를 ‘상남자’라고 많이 불러준다. 제인이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캐릭터 하나하나 최대한 거짓 없이 표현하고 싶은데 35년동안 그런 DNA 없이 살다가 연구하고, 제인 캐릭터 및 다른 인물을 이해하면서 저를 다시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이 있었다. 흥미로웠다. 단역, 조연, 이런 역도 두 사람이 다 하니까 허투루 지나치는 캐릭터 없이 모두 그 기능을 해야 마침 점을 딱 찍는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온전히 받아드려 표현하기 힘들었던 캐릭터와 이를 극복하고 여러 인물을 표현할 수 있게 된 현재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어 “연출님이 기관사로서 앞에서 운전해주시면 우리는 석탄을 계속 넣어서 폭주 기관차를 만드는 거다. 이 기관차를 끝날 때까지 잘 운행해보도록 하겠다”는 말로 앞으로의 공연을 기대하게 했다. 

또 윤나무는 ‘A1 역할에서 탐나는 역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누나들(김지현, 정운선)이 하는 A1 캐릭터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누나들이 잘해서 주어진 A2 역을 최대한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답했다. ‘리디아와 키티가 함꼐 등장하면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는 말에 대해서는 “리디아와 키티는 장면과 장면 사이에 공연을 환기시키는 캐릭터로 각색해둔 것 같다. 그 두 친구도 간절히 원하는 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수행하다 보면 더 흥미롭게 볼수 있을 것 같다. 큰 틀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새롭고 재미있게 표현하도록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름답고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무대 위에 펼쳐질 연극 ‘오만과 편견’은 오는 10월 2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