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여행지 어때?] 부산 전통의 휴양지 '태종대' 제대로 즐기는 방법
[e-여행지 어때?] 부산 전통의 휴양지 '태종대' 제대로 즐기는 방법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9.09.09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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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뉴스데일리 김유정 기자] 부산 영도 남쪽에 위치한 해안의 넓은 언덕인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이 활쏘기를 즐긴 장소라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겼던 곳이라 해서 태종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해송을 비롯해 120여종의 나무가 자리한 숲과 탁 트인 남해바다를 걷기에도, 먹기에도, 휴식을 즐기기에도 좋은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부산 대표의 휴양명소다.

 

귀여운 모습을 한 다누비 열차는 태종대를 한바퀴 돌며 편하고 빠르게 태종대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태원자갈마당, 구명사, 전망대, 영도등대, 태종사 등  태종대 명소에 5개의 정류장이 설치돼 다누비 열차가 각 정류장마다 서게 된다. 다누비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많아 각 정류장 마다 기본 20여분 이상 (성수기에는 그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아깝다면 들를 곳을 미리 정해 내린 후 걸어서 둘러보는 것도 좋다. 

태종대 입구에서 다누비 열차를 탄 후 영도 등대에서 내려 반대 방향으로 내려오면서 전망대, 태원 자갈마당을 구경하는 코스가 가장 좋다. 태종대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 그대로의 매력은 한껏 느끼면서도 잘 정비된 길을 걷을 수 있어 부산 여행 초보자에게 가장 추천할 만한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터넷에 태종대를 검색하면 조개구이가 나올만큼 태종대에서는 조개구이가 제일 유명하다. 유명하다고 좋은건 절대 아니라는 진리가 여기서 통용된다. 사실 조개구이가 유명한 태종대는 진짜 태종대의 모습이 아니다. 진입부터 정신없는 조개구이집의 행렬은 직장 상사의 무리한 업무 추가보다도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조개구이가 정 먹고 싶다면 청사포로 가자.

필자가 추천하는 태종대를 즐길 수 있는 코스는 크게 두가지다. 우선 태종대 입구에서 다누비 열차를 탄다. 복작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줄을 서야 해 불편할 수 있지만 다누비 열차는 어릴 때 놀이공원에서 탔던 코끼리 열차와 비슷해 추억에 젖으며 잠시 무얼해도 신났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만 같아서다. 기다림이 지루하다면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오뎅을 사서 먹고 있으면 기다리는 시간도 금방 지나간다. 부산은 편의점에서도 시설의 제대로 구비하고 오뎅을 판다. 부산은 부산이다.

다누비 열차를 타서 어디서 내리느냐로 코스가 두가지로 나뉘는데 두 코스 다 즐기는 방법은 같지만 어디서 즐기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일단 영도 등대에서 내리는 코스다. 영도 등대에서 내려 기암 절벽 위에 있는 등대에서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갤러리 등을 둘러본 후 영도 등대의 아래쪽에 위치한 절벽으로 내려온다. 그 곳에는 부산 해녀들이 판매하는 회나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포장마차가 있다. 절벽에 차려진 상에 걸터 앉아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와 머나먼 수평선을 바라보며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말 그대로 바다 옆에 앉아 해산물에 소주 한잔 걸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도시에서 나고 자라 흔하게 바다를 보고 자라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 감동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바다 앞에 앉아서 무언가를 먹고 있다는 자체가 경이로울 수 있다. 

 

신선한 해산물에 소주 몇잔 기울였더니 알딸딸 기운에 영도 등대 위로 올라가기 위한 계단이 끝도 없어보인다. 그럴 땐 바로 앞에 택시처럼 서는 유람선을 타면 된다. 

유람선은 태종대 입구에서 내려준다니 이보다 편한 코스가 어디 있으랴. 태종대는 해송과 기암 절벽이 어우러진 모습이 절경인데 태종대 안에만 있으면 볼 수 있는 길이 없다. 때문에 태종대를 한바퀴 도는 유람선은 반드시 타야 한다. 영도 등대도 보고 신선한 해산물을 먹고 유람선을 타고 기암절벽과 해송의 조화도 바라볼 수 있을뿐더러 입구까지 다시 데려다 준다니 어찌 완벽하지 않은 코스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영도 등대가 태종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보니 이 곳을 찾는 여행객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태종대의 속살을 천천히 걸으며 음미하고 조금 더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번 코스로 가면 된다. 

태종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보다 바다에서 바라보는 태종대가 더 반갑다면 입구에서 조금 걸어 바로 태원 자갈마당으로 가자. 자갈 마당을 향해 내려가니 탁 트인 전망을 좀더 쉽게 볼 수 있도록 전망대가 있다. 그 앞에는 갈매기와 나눠 먹으라며 새우깡도 팔고 있다. 

갈매기와 교감을 나누고 싶다면 이 곳에서 새우깡도 하나 구매하자. 유람선은 반드시 탈 거고 유람선 안에는 새우깡을 팔지 않으니까 수십개의 계단을 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싶지 않다면 미리 사두자.

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저 멀리 있는 배들도 보고 갈매기도 보면서 생각보다 너무 가깝게 또렷히 보여서 깜짝 놀랐다. 망원경의 위력을 또 한번 느끼게 된다. 

 

전망대 옆 돌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오니 자그마한 자갈해변이 나온다. 까만돌이 반질반질 놓여있는 길을 걸으니 걸음걸이도 뒤뚱뒤뚱 춤을 추는 것 같다. 

자갈해변에 내려오자마자 ‘와우’하고 탄성을 지르게 될 것이다. 양 옆이 절벽으로 가려지고 소박하게 놓인 자갈해변 바로 앞에 ‘해녀 즉석’이라는 빨간 현수막이 보이기 때문이다.

전혀 이 곳에 있지 않을 것 같은 그 현수막과 포장마차가 의외로 이 풍경과 너무 잘 어울려서 피식하고 웃음이 난다. 해녀와 즉석이라는 단어의 조합 자체가 이미 나를 그 곳으로 이끌고 있었다.   

한접시에 무얼 담을지 흥정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해산물을 잡아준다. 이런 곳에서는 회도 좋지만 해삼, 멍게 등 해산물을 먹는 편이 이 곳 분위기와 어울린다. 보통은 한 접시에 5만원 정도인데 비싸다면 비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썰은 고추 몇점과 마늘 몇 조각이 나오는 반찬의 전부라고 하면 더 그렇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리 잡고 앉는 순간 그런 생각을 말끔히 지워지게 될 것이다. 자갈마당과 바다, 이따금씩 왔다갔다 하는 유람선과 갈매기, 양 옆에 보이는 절벽과 해송을 차근차근 눈에 담고 입에는 바다향을 머금은 멍게를 담고 있으면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다.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왔는데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선한 해산물이 술술 넘어간다. 자갈마당에 앉아 바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이랑 부산 소주를 마시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 새 해질녘이다, 

그러자 바로 옆 선착장에서 아저씨가 큰소리를 친다. 마지막 유람선이라고. 그러면 이제 일어날 때가 됐다. 선착장으로 가 유람선 티켓을 사고 유람선에 오르니 바다는 벌써 빨갛게 물들고 있다. 

빨갛게 물드는 바다가 될 때 유람선을 타기 가장 좋은 분위기다. 절벽에 비치는 노을과 반짝이는 바다 위를 나는 갈매기, 어느 것 하나 푸근하지 않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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