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김영하의 인문학 여행에 열광하는 이유
"여행의 이유"김영하의 인문학 여행에 열광하는 이유
  • 윤지호 기자
  • 승인 2019.09.09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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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일상-여행의 고리를 잇는 아홉 개 이야기
김영하 신작 산문 '여행의 이유' 폭발적 인기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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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데일리 윤지호 기자]

김영하 작가는 문학계에서는 워낙 유명한 인사였다. tvN '알쓸신잡'에서의 활약으로 대중들에게 많은 인지도를 높인 것도 사실이다. 프로그램에서 김영하 작가는 다양한 역사적 이야기와 더불어 여행하며 얻은 지식들을 풀어내며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이해를 전했다. 

그런 김영하 작가가 쓴 여행 산문기는 글로 주는 또 다른 공감을 선사하며 많은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왜 김영하 작가의 책에 공감하는 걸까. 

'여행의 이유'는 작가 김영하가 처음 여행을 떠났던 순간부터 최근의 여행까지, 오랜 시간 여행을 하면서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아홉 개의 이야기로 풀어낸 산문이다.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을 풀어낸 여행담이기보다는, 여행을 중심으로 인간과 글쓰기, 타자와 삶의 의미로 주제가 확장되어가는 사유의 여행에 가깝다.

작품에 담긴 소설가이자 여행자로서 바라본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은 놀랄 만큼 매혹적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떠올렸을 법한, 그러나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 남겨두었던 상념의 자락들을 끄집어내 생기를 불어넣는 김영하 작가 특유의 (인)문학적 사유의 성찬이 담겼다.

첫번째 글 '추방과 멀미'는 2005년 당시, 작가가 집필을 위한 중국 체류 계획을 세우고 중국으로 떠났으나 입국을 거부당하고 추방당했던 일화로 시작한다. 누구에게든 흔치 않은 경험일 추방으로부터 뻗어나가는 작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목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에게 여행의 목적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휴식일 것이고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배움일 것이다. 그러나 여행에는 늘 변수가 생겨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행로를 바꾸고 어떤 경우 삶의 방향까지 바꾸기도 한다. 애초 품었던 여행의 목적이 여행 도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건들로 미묘하게 수정되거나 예상치 못했던 무언가를 목적 대신 얻게 되는 경험, 작가는 이것이 이야기의 가장 오래된 형식인 여행기가 지닌 기본 구조이며 인생의 여정과도 닮았기에 사람들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모험 소설과 여행기를 좋아해왔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는 제목이 암시하듯, 일상과 가족,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피로로부터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에 관해 다룬다. 집안 벽지의 오래된 얼룩처럼 마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지워지지는 않지만, 여행은 불현듯 그에 맞설 힘을 부여해주기도 한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 출연하면서 하게 된 독특한 여행에 대한 글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여행'에서는 김영하 작가의 감각적 사유와 화법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즐겁고 유쾌하게만 보이는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대한 색다른 인문학적 통찰이 흥미진진할 뿐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김영하 스토리텔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여행의 이유’를 캐다보니 삶과 글쓰기, 타자에 대한 생각들로 이어졌다. 여행이 내 인생이었고, 인생이 곧 여행이었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이며, 타인의 신뢰와 환대를 절실히 필요로 한다. 여행에서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도 많은 이들의 도움 덕분에 굴러간다. 낯선 곳에 도착한 이들을 반기고, 그들이 와 있는 동안 편안하고 즐겁게 지내다 가도록 안내하는 것, 그것이 이 지구에 잠깐 머물다 떠나는 여행자들이 서로에게 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일이다."

우리는 모두 여행자라는 말에 절대 공감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인문학적 공감 역시 글로는 그 이상의 전달도 가능하다. 이제는 여행이 단순히 '떠남' '낯선' '잠시 머뭄'이 아니라 새로움의 발견과 인생을 살아가는 또 다른 의미를 선사한다. 그렇기에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여행 스토리는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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