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인터뷰②] '머더러' 박준휘 "배우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아직은 쑥스러운 호칭"
[인터뷰②] '머더러' 박준휘 "배우도 수많은 직업 중 하나…아직은 쑥스러운 호칭"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1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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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할 때는 간접 경험으로
배우, 그냥 수많은 직업 중 한가지…아직은 쑥스러운 호칭
'머더러'에 이어 '오시게 오시게'도 출연, 바쁜 후반기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인터뷰에 동석한 관계자에게 배우 박준휘를 영입한 이유를 묻자 “다른 회사에 뺏길까 봐”라는 답이 돌아왔다. 꽤 많은 모니터링과 공을 들여 함께 일을 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신인 시절부터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한 그는 “배역에서 벗어나는 시간이 빠른 편”이라면서 “내 멘탈이 강한가?” 자문한다. 그의 솔직당당함은 건강한 정신에서 시작된다는 걸 점차 알 수 있었다.

‘머더러’의 주인공은 아이들이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성인 배우들이 아이를 표현한다. ‘어른이 표현하는 아이’의 모습을 박준휘는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일단 박준휘가 연기하는 거니까 내 생각이 많이 들어갔을 거다. 아이들은 울다가도 과자 하나에 갑자기 행복해진다. 그만큼 감정 기복이 크다. ‘저기 뭐가 있다!’라고 하면서 엄청 무서워하다가도 먹을 것 앞에서는 잊게 되는 무해한 단순함도 있다. 어떻게 보면 극이 그래서 더 다이나믹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에 공감이 잘 안 됐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생각하다가 ‘아이잖아’ 그 전제를 두게 됐다.”

어른이 되어 아이를 표현하기에 쉽지 않듯, 배우로서 잘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심리적으로 먼 캐릭터도 있다. 어떻게 그런 상황을 극복하고 있는지 물었다.

“박준휘가 보고 연기하는 건데, 아직은 어린 편에 속하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도 많고 공감이 안 되는 점들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배역을 맡을 때는 정말 어렵다. 대본도 여러 번 보고,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자주 보면서 간접 경험을 통해 접근을 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공감이 안 될 때는 진짜 힘들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시도했던 건 생활 패턴에 변화를 주는 거다. 뮤지컬 ‘담뱃가게 아가씨’(2016) 때 힘들었는데, 내가 만약 남궁진원이었다면 이렇게 살았었을 것 같다는 걸 머릿속에 그리면서 상상하려고 시도해봤다. 할머니와 아줌마로서의 삶, 오지랖도 되게 많은 인물. 어떨까 생각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인물처럼 대해 봤더니 엄청 짜증을 내서 관뒀다.(웃음)”

지금까지 박준휘가 출연했던 작품을 살펴보면 뮤지컬 ‘은밀하게 위대하게’ ‘인터뷰’ ‘리멤버’ ‘담배가게 아가씨’(2016), ‘원스어폰어타임 인 해운대’(2017),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루드윅’ ‘재생불량소년’(2018) 그리고 올해 ‘테레즈 라캥’까지 다양하다. 코믹함과 강렬함을 넘나드는 여러 배역 가운데 박준휘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궁금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 리해진은 귀여운 역할이었다. 최근에 한 ‘루드윅’에서 청년 역을 했는데 강렬한 캐릭터라 기분이 좋았다.(웃음) 그런 강인한 모습의 역할을 제안 주시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현재 모습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카리마스가 느껴지는 역할을 하고 싶어 하는 박준휘에게 본래 성격이 어떤 편인지 묻자, 옆에 있는 관계자에게 “저 어때요?”라고 도움을 청한다. 인터뷰에 동석한 관계자는 “겉보기에는 미소년이지만 단호하고 상남자 쪽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이어 “예술가 같은 섬세한 기질도 있는데, 한번 결정하면 후회 없이 그 길로 가는 성향”이라면서 “순수하고 솔직하다. 생각을 깊게 안 하다가 가끔 혼나는 것도 있는데, 한번 말을 들은 것에 대해서는 안 한다”는 말로 그가 지닌 단단함을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이 끝나자 박준휘는 의견에 동의하며 “사람들 만나는 걸 좋아한다.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롭다. 사교성이 좋은 편”이라고 자신을 드러내 보였다.

박준휘는 올해 4년 차 배우가 됐다.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아직은 ‘배우’라는 호칭이 어색하다고 말했던 그. 지금은 익숙해졌는지 물었다.

“지금도 딱히 익숙해지지는 않았다. 배우를 하고 있지만 그냥 다른 분들이 가진 직업과 같다고 생각한다. 배우지만 근본적으로는 같은 사람이잖나. 그래서 쑥스럽다."

뮤지컬 배우가 되기 전 가수를 꿈꿨던 박준휘는 운동에도 능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스노보드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던 그는 “쇼트트랙 선수 생활도 1년 했었다”면서 만능 스포츠인의 면모를 드러냈다.

“내가 초등학교 때는 작은 편이 아니었다. 중1까지는 큰 편이었는데 더 크지를 않았다. 쇼트트랙 선수를 하면서 부산 대표도 했었다.”

친구들 만나는 걸 좋아하고, 여러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활동적인 그에게 여유가 생기면 무엇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예상 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요즘에는 여유가 생기면 잠을 많이 잔다. 평소 4~5시간 정도 자서 피곤하다. 자고 일어나면 밥 먹고 TV보다가 또 잔다. 운동은 어릴 때 많이 해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단, 다음날 공연 스케줄이 없으면 신나게 논다.”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며 관객을 만나왔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박준휘. 그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조금 더 깊어지도록 계속 발전하는 배우이고 싶다. 연기에 정답은 없지만, 추구하고 싶은 연기가 명확하게 생긴다. 많은 작품을 마주하고 배우를 보다 보니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발전하면서도 안주하지 않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으로 계속 ‘어떻게 하면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싶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작품이 있는지 묻자 “다양한 장르를 해보고 싶다”면서 포부를 밝힌다.

“주변에서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피터 역에 어울릴 것 같다고 말을 해주셨다. 그래서 도전해보고 싶고, 음악극 ‘태일’을 봤는데 꼭 해보고 싶다. 지난해 했었던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스메르쟈코프도 다시 연기하고 싶다. 또 뮤지컬 ‘인터뷰’ 트라이아웃 때 싱클레어 언더스터디로 참여했었는데 이 역할은 몇 년 후에 꼭 참여해서 싱클레어의 여러 인격을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박준휘는 오는 10월 4일부터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소리극 ‘오시게 오시게’에 승영 역으로 출연한다. 세 번의 쇼케이스 이후 돌아온 본 공연. 태초부터 함께한 만큼 극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그는 “많이 발전했다. ‘사람은 죽어도 이야기는 계속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극”이라며 짧게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내일(20일) 베일을 벗는 ‘머더러’, 박준휘가 전하는 관람 독려 한 마디.

“연습하면서 재미있다고 느꼈다. 여러 배우와 치열하게 만든 극이다. 그런 점들도 무대에서 분명 보일 것 같다. 어른이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극이 될 거라 생각한다. 애잔하지만 재미있게 보실 수 있으니 꼭 공연장에 찾아와 주세요.”

박준휘가(토미 역) 출연하는 뮤지컬 '머더러'(Murderer)에는 앨런 역 김지휘 손유동 최석진, 앤 역 강연정 김주연 김환희, 에릭 역 이우종 김서환 김찬종, 토미 역 이진우 김리현, 피터 역 장민수 이상운 남민우, 새끼여우 역 이로운 고샛별 최종석, 어른에 송상훈이 함께한다. 오는 9월 20일부터 11월 17일까지 대학로 TOM(티오엠) 2관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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