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e-Talk] 도서 편① 양지원 "'그림자를 판 사나이'…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
[e-Talk] 도서 편① 양지원 "'그림자를 판 사나이'…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18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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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양지원의 추천 도서 '그림자를 판 사나이'
11월 뮤지컬화 되는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그림자를 팔고 황금을 얻는 남자의 이야기
황금만능주의 사회 속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에 대한 고찰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독서의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책은 언제나 곁에 있지만, 또 그렇지 않기도 한 존재다. '이 책을 꼭 읽겠노라!' 다짐하고 손에 잡고 있지만 완독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하철, 버스 등 출퇴근을 하며 읽기도 하고, 언제든 책을 읽겠다는 다짐으로 핸드폰에 e-book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기도 해보지만, 역시 책은 조금 느긋하게 앉아 여유를 만끽하며 읽는 것이 제격이다. 단순하게 글자를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와 교감하며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 이번 가을에는 독서라는 작은 여유를 누려보는 것이 어떨까.

올해 여러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양지원. 현재 뮤지컬 '블랙슈트'에서 차민혁 역으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그가 가을에 어울리는 책 한 권을 추천했다. 바쁜 연기 활동으로 대본과 관련자료 외에 눈을 두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게 만난 책 가운데 재미있고 잘 읽히는 책을 만났다. 

양지원의 추천 책은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다. 샤미소의 19세기 소설인 이 작품은 자본주의가 태동하던 시기에 쓰였다. '그림자를 판다'는 상상력 짙은 소재에서 시작해 극단적인 황금만능주의와 천민자본주의로 치닫는 현실을 비판한다. 현재 고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비판은 시대를 초월한 텍스트의 유효함을 증명한다.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는 프랑스 북부 샹파뉴 지방에서 태어났다. 귀족이었지만 프랑스 혁명을 겪으며 재산을 몰수당했고 독일로 망명하게 된다. 샤미소는 독일을 구원의 국가이자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독일인으로 살았다. 그 가운데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독일 낭만주의 영향을 받은 환상적인 이야기다. 이후 의학과 식물학을 연구하며 식물학자로서 인생을 살았다. 

이야기는 주인공 슐레밀이 자신의 그림자를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팔면서 시작된다. 가난했던 슐레밀은 자신을 그림자를 팔고 금화가 무한하게 나오는 마법의 주머니를 갖게 된다. 이것으로 많은 사람의 부러움과 존경을 받으며 호화롭게 생활하지만, 곧 그림자 없이는 어떤 사회적 집단에도 소속될 수 없고 사람들에게 혐오 대상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자가 되었지만 하인의 도움 없이 외출조차 힘들게 된 슐레밀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에게도 온전하게 다가가지 못하며 비참한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자신의 왕국에서 쫓겨난다. 슐레밀의 그림자를 샀던 남자는 다시 그에게 다가와 영혼을 팔면 그림자를 돌려주겠다고 제안하지만 이를 거절하고 방랑길에 오르게 된다.

양지원은 '그림자를 판 사나이' 추천 이유에 대해 "홍보 목적이 아니다.(웃음) 읽으면서 인간의 내면과 편견에 대한 것에 많이 공감했다. 나 자신, 더 넓게는 인간을 돌아볼 수 있었다. 재미있게 잘 읽힌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 첫 선을 보이는 동명의 뮤지컬에 페터 슐레밀 역으로 출연한다. 그림자를 팔고 돈을 얻는 인물을 맡은 그는 "그림자를 어떻게 없앨지 기대가 된다"면서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작품과 자신의 배역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간결하게 이야기를 정리해 말하던 양지원은 "슐레밀한테 그림자를 팔았던 사람이 1년 후에 나타난다. 그림자 없이 편견의 시선을 받으며 살지, 영혼을 팔지 결정하라고 한다. 영혼을 팔면 그림자를 돌려준다는 조건이다. 이 부분에서 그림자에 대해 생각해보니 양심, 자신의 신념, 소수자, 편견의 대상이라고 생각을 했다. 책을 읽으면서 편견 없는 세상은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며 책을 읽으며 느낀 자신만의 의견을 밝혔다.

이어 "양심을 지닌 사람이었는데, 부를 얻기 위해 돈의 노예가 된다. 자본주의, 인본주의로 인해 돈이 전부가 된 세상에서 양심을 팔며 살다가 어느 순간 영혼까지 팔아버릴 상황에 놓인 거다. 돈이면 다 하는 사람들이 생각났다"면서 한편으로 현실과 맞닿아 더 씁쓸한 소감도 털어놨다.

오는 11월 16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1814년 발행된 독일 작가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소설 '페터 슐레밀의 기이한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 전체가 아닌 일부 요소를 차용한 스토리와 디자인은 원작과 차별화된 구성으로 관객을 만난다. 가장 큰 변화는 슐레밀 곁을 지키는 하인 '벤델'로, 충직한 인물로 그려진 원작과 다르게 어딘가 비밀스럽고 수상한 캐릭터로 변신할 예정이다.

양지원의 추천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진짜 행복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재미와 함께 삶에 대한 근본적인 고찰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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