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e-Stage] 정조와 햄릿을 통해 본 복수의 심리학, 음악극 '정조와 햄릿' 
[e-Stage] 정조와 햄릿을 통해 본 복수의 심리학, 음악극 '정조와 햄릿' 
  • 김은정 기자
  • 승인 2019.09.19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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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에 선 두 남자, 정조와 햄릿의 격돌
종묘제례악과 덴마크 민요 차용, 현대극 품은 전통음악의 반전 매력
9월 28일부터 2주간 매 주말 무료 공연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조선의 왕 정조와 덴마크의 왕자 햄릿, 생사의 갈림길에 선 두 남자가 만난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정성숙)이 오는 9월 28일부터 10월 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오후 7시 국회 잔디마당에서 음악극 ‘정조와 햄릿’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사도세자의 죽음 앞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게 원망과 효심을 동시에 품었던 정조와 갑작스러운 부왕의 죽음과 어머니에 대한 원망에 사로잡힌 햄릿이 한 무대에서 만나는 이야기다. 

정조는 뒤주에 갇혀 죽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11살 어린 나이에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마주한 정조는 권력을 지키기 위해 아들까지 죽인 할아버지(영조)와 지아비의 죽음을 묵인한 어머니(혜경궁 홍씨)를 원망한다.

햄릿은 아버지가 죽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왕위에 오른 삼촌(클로디어스), 그리고 그와 재혼한 어머니(거트루드)를 보며 원망을 넘어 분노에 휩싸인다. 두 사람에게 깊은 배신과 분노를 느끼며 괴로워하던 그의 앞에 유령이 나타난다. 햄릿을 '아들'이라 부르는 유령은 "자신을 독약으로 죽인 동생(클로디어스)에게 대신 복수해달라"고 말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햄릿은 더욱 분노한다.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한편 정조 또한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영조와 혜경궁 홍씨가 신하들의 음모에 동조한 이유는 사도세자가 죽더라도 왕위를 물려줄 세손, 바로 정조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신하들은 진실을 알고 있는 정조가 자신들에게 복수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그의 왕위계승을 반대하지만, 영조는 왕의 권한으로 옥새를 세손에게 넘긴다. 마침내 다가온 즉위식 당일, 정조는 왕좌에 앉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라고 말한다.

햄릿은 복수를 결심한다. 클로디어스와 거트루드의 양심을 떠보기 위해 공연을 준비한다. 남녀 불륜을 나타낸 춤이 시작되자 두 사람은 불같이 화를 내며 자리를 피했고, 햄릿은 복수를 앞두고 거트루드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죽음과 원한, 그리고 복수심 앞에서 정조와 햄릿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정조와 햄릿'은 생사의 기로 앞에선 동병상련의 두 주인공이 시공간을 초월한 만남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 나가며 원한과 복수, 용서와 화해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인간의 내밀한 모습을 섬세한 창작국악과 역동적인 현대무용으로 그려낸다.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이우천 연출은 정조와 햄릿이라는 동서양의 극적인 인물을 대비 시켜 인간의 근원적 모습을 마주하고자 극과 음악의 조화에 힘썼다. 박준희 안무가는 인물의 내적 갈등을 시각화하는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번 무대에는 독창적인 전통음악을 빚어내는 라예송 작곡가가 합류해 특유의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음악을 선사한다. 햄릿의 배경에는 덴마크 민요 선율이 정조의 무대에는 종묘제례악과 거문고 산조를 차용했다. 라예송 작곡가는 “전통음악들이 어떻게 현대극에 묻어나는지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조와 햄릿'은 2016년 초연 이래 1만5,000여명의 선택을 받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다. 매년 박경훈, 이아람 등 국악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음악감독을 주축으로 동시대 전통음악의 트렌드를 선도하며 창작국악과 연극, 현대무용이 함께한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해왔기에 새로운 창작진이 합류한 이번 무대에는 더 큰 관심이 쏠린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정성숙 이사장은 “이번 음악극은 현대적 공간에서 전통의 동시대성을 모색하는 ‘The Art Spot Series’의 일환으로 전통예술의 색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종묘제례악과 덴마크 민요 차용, 현대극을 품는 전통음악의 반전 매력이 눈길을 끄는 음악극 '정조와 햄릿'은 오는 9월 28일, 29일, 10월 5일, 6일 오후 7시 국회 잔디마당에서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 사전 예약은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www.kotpa.org)에서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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