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e-News Trip] 태국 라용Rayong② 세상 모든 열대과일을 탐닉하다
[e-News Trip] 태국 라용Rayong② 세상 모든 열대과일을 탐닉하다
  • 상훈 기자
  • 승인 2019.09.25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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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과일의 천국
숙소까지 완벽한 휴가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태국=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라용 리조트Rayong Resort

바로 이곳이 낮보다는 밤에 더 빛을 발하는 바로 그곳이다. 매 람풍의 바다도 그닥 나쁜 수질은 아니지만 라용 리조트의 전용 해변에 있는 바닷물은 그야말로 청정에 가깝다. (태국은 리조트마다 전용 비치를 갖고 있다.) 태국 젊은이들의 낭만적인 일상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다면 당연히 매 람풍 해변으로 가는 것이 좋겠지만 좀 더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라용 리조트로 가야 한다.

라용 리조트는 매 람풍 해변에서 보면 멋진 리조트 건물이 보인다. 라용을 대표하는 리조트라는 말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국적인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며 자체적으로 넓은 수영장도 갖고 있어 한밤에도 별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다. 금방이라도 야자 열매가 툭 떨어질 것 같은 정원을 거닐어도 좋을 듯싶다.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라용 리조트의 해변으로 나가면 바다로 길게 늘어진 다리가 나온다. 해변에서 바다 쪽으로 수백 미터까지는 허리까지 오는 수위여서 마음 놓고 수영을 즐겨도 좋다. 목조다리에 놓여 있는 비치 의자를 바라보니 어서 밤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민트의 말에 따르면 밤이 되면 머리 정수리 위까지 내려앉는 별의 무게 때문에 황홀경에 빠진다고 한다.

그리고 해변가에서 들려오는 은은한 음악 소리에 정신마저 혼미해져 밤새 그렇게 비치 의자에 앉아 밤을 새는 불상사 아닌 불상사를 맞을 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사막에서도 비를 몰고 다니는 나였기에 여지없이 비가 내리고 밤하늘의 별은 죄다 집으로 가버리고 말았다.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쑤언 수파트라 과수원SUPHTTRA LAND Orchard

참 싫어하기 때문에 쳐다보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내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개인적으로 과일을 무척 싫어했다. 그런데 태국까지 와서 과수원이라니……

이곳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라용에 온 이유가 없다고 민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라용에서 동북부 쪽으로 1시간 여를 달리니 반카이Bankai 지역에 있는 쑤언 수파트라 과수원이 나온다. 입구에 들어서니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두리안이 정말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거대한 모형이 눈에 띈다. 1인당 250바트의 입장료를 지불하면 시원한 웰컴 야자주스를 주는데……

이거 꽤 맛있다. 적당히 달콤하면서 시원한 맛이 후덥지근한 더위를 가시게 해주기에 충분하다. 과수원에 뭐 볼게 있을까 했던 나의 생각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놀이동산에서나 타 봤음 직한 셔틀버스에 올라타니 가이드 겸 운전기사가 경쾌하게 시동을 건다.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과수원을 한바퀴 도는 1시간여의 시간이 걸린 단다. 비옥한 토양과 최적의 기후는 태국의 중부 지역을 열대과일의 천국으로 만들어 주었다. 연간 20여종의 과일이 10만 톤 정도 열린다고 하니 엄청난 규모임을 알 수 있겠다. 셔틀버스는 20여 종의 각 과일나무농장에서 멈추는데 이때 직접 과일을 따거나 시식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열대과일은 한국의 뷔페 레스토랑에 가면 나오는 땡땡 얼어 있어 밍밍했던 람부탄. 하나 따서 입에 넣으니 과일을 혐오했던 내 입안에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건 환상이 아닐까? 과일의 즙이 이토록 진할 줄이야’ 그때부터 정말 어이없게도 망고스틴, 잭후르츠, 망고, 파인애플, 바나나, 구아바 등의 나무 사이로 뛰어다니며 미친 듯이 먹어 댔다. “이건 과일이 아니라 신의 축복이야.”라고 외쳐대는 나의 모습은 누가 봐도 미친 사람이라고 오해할 정도. 그 중 가장 압권은 바로 과일의 왕인 두리안이었다.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가이드가 의기양양한 자세로 반으로 ‘쪼~옥’ 쪼개 탐스러운 자태를 드러낸 두리안을 반으로 뚝 잘라 건네 준다. 투숙했던 호텔 입구마다 붙어 있던 ‘두리안 반입금지’ 라는 경고문이 순간 떠올라 주저했지만 앞서 감탄하며 먹어 댔던 열정에 힘입어 자신감 있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순간 그 자리에서 온 몸이 얼어붙고 머릿속에서는 두리안에 대한 찬사를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절로 나오기 시작했다.

‘혓바닥에 닿은 첫 느낌은 설레는 살결의 부드러움이고 씹는 순간은 촘촘히 꽈리를 트고 있는 혈관에서 내뿜는 엔도르핀과 같고 목구멍을 통과해 기도로 넘어가는 순간은 아쉬움을 달래주는 따스한 연인의 포옹과도 같구나.’ 과일 혐오주의자에서 과일 애찬론자로 바뀌는 순간이다.

두리안은 4월에서 5월까지가 가장 맛있는 때이고 완전히 익은 것보다는 60% 정도 익었을 때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두리안이 열매처럼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그로테스크 했지만 그 맛에 빠진 후 보니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워 보인다.

3kg 이상의 무게가 있는 과일이라 받침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떨어지기 때문에 온전히 수확하기가 힘들 단다. 태국 내에서 유통되는 두리안의 절반이 찬타부리에서 생산된다고 하는데 그 환상적인 맛과 더불어 남자들에게도 뭔가가 좋다고 하는데…… 나를 방방 뛰어다니게 한 걸 보면 효과가 있는 듯.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또한 과일의 여왕인 망고스틴은 어떠한가? 레드와 화이트의 절묘한 컬러 대비의 세련미와 새콤달콤하고 촉촉한 맛은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중독이다. 흔하디 흔한 바나나 열매를 보다가 밑으로 축 쳐진 다소 이상한 꽃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바나나 꽃Banana Flower 이란다. 동남아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바나나 꽃을 날로 먹거나, 살짝 데쳐 샐러드에 넣어 식초나 감귤 드레싱을 뿌려 먹기도 한단다.

또한 수프나 코코넛 밀크 소스에 부드러워질 때까지 익히거나, 얇게 찢어서 국수 같은 요리에 장식으로 얹기도 한다는 바나나 꽃. 특히 볶아서 먹으면 출산 후 모유가 잘 나온다고 한다. 모양은 참 먹기에 거시기 하지만 이토록 놀라운 효능이 있다니……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 사진 상훈 기자 /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Trip-Tip

# 열대과일 맛있게 먹는 법

매우 달기 때문에 소금-설탕-고춧가루를 혼합한 소금 양념을 뿌려서 먹으면 단맛이 적당히 중화돼 열대과일 본연의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더 이상 이곳에 있다가는 과일에 질식해 병원에 실려갈 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 때문에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간신히 도망치듯 나올 수밖에 없었다. 돌아보는 내내 파파야, 코코넛, 용안, 로즈애플, 드래곤 후르츠, 커스터드 애플, 포멜로 등의 진기한 과일뿐만 아니라 라텍스의 원료인 고무나무도 직접 체험해 볼 수도 있다.

투어가 끝나면 각종 액젓과 땅콩 소스를 고루 섞어 만든 양념을 무채처럼 썰어 놓은 어린 파파야에 뿌려 먹는 쏨땀Somtam도 시식할 수 있다. 라용에서 과일의 참 맛에 눈을 뜨고 탐닉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으나 한국에 돌아가면 이미 최고의 맛을 본 터라 왠만한 과일이 성이 차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 먼저 앞선다.

하루에 2천~3천명이 방문한다고 하니 어림 잡아도 한 달에 10만 명이 방문하는 최고의 인기 코스다. 나의 체질도 바꿔준 수파트라 랜드 덕분에 라용에 대한 애정이 더욱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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