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e여행정복-부산편②] 부산의 양대산맥 속시원한 대구탕 vs 기와집 대구탕
[e여행정복-부산편②] 부산의 양대산맥 속시원한 대구탕 vs 기와집 대구탕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9.10.0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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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뉴스데일리 김유정 기자] 부산만큼 술을 부르는 지역이 또 있을까. 해운대 포장마차라서 한잔해야 하고,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광안대교 보면서 신선한 횟감을 먹을 수 있어서 한잔해야 하고, 오늘 새벽에 잡아온 자연산 횟감과 붕장어 구이에, 바다 앞 해녀의 해산물에 한잔 해야 할 순간이 너무 자주 찾아온다. 

평소에 즐기지 않던 소주라도 자연스럽게 시킬 수 밖에 없는 안주와 풍광 탓에 부산 여행은 술과 가까이 보내게 된다. 쓰린 속을 달래는 데에는 시원한 국물이 딱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부산까지 왔는데 라면으로 해장할 수는 없다. 

기와집 대구탕
기와집 대구탕

 

이럴 땐 뽀얀 국물의 대구탕이 제격이다. 대구는 생선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도 먹을 수 있을 만큼 담백한 생선으로 살도 쫄깃해 식감이 좋다. 또 허약한 사람의 몸보신에도 좋고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속을 달랠 대구탕을 맛보려면 일단 달맞이 고개로 가야한다. 달맞이 고개에는 대구탕으로 유명한 식당 두 군데가 서로 최고를 외치며 자리하고 있다. 여행객 입장에서 같은 종류의 음식의 맛집이 두군데 이상이면 그 중에 어디가 제일 좋은지, 어딜 선택해야 갈 것인지가 제일 어려운 문제다. 

그렇기에 블로그나 별점 등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수도 없이 찾아보게 되고 혹여나 안좋은 평이 있으면 가는 것도 망설여진다. 그렇기에 여러 식당들이 블로그 리뷰나 별점 등에 목숨을 거나보다. 오죽하면 블로그 마케팅이라는게 생겼을까. 

우선 대구탕의 원조인 속시원한 대구탕은 같은 이름을 한 대구탕 집이 많지만 달맞이 길에 위치한 속시원한 대구탕은 분점이 없음을 밝힌다. 메뉴가 많으면 많을수록 맛없는 집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것이나 다름없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오직 대구탕 하나만 판매한다. 이렇다할 인테리어도 없고 넓은 방에 좌식 테이블만 줄 맞춰 놓여져 있다.  

대구탕 하나만 판매하다 보니 손님이 자리를 잡는 동시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머릿수대로 주문이 자동으로 들어간다. 때문에 양이 더 많은 대자를 시키고 싶거나 곤을 추가하고 싶으면 따로 말해야 한다. 심지어 선불이다.

어찌보면 그런 시스템 자체가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무슨 메뉴를 먹을지 고민할 필요없는 식당이라 그렇지만 앉자마자 밑반찬을 내주고 돈부터 내라니, 당연히 불쾌한 기분이 들 수 있다. 

속시원한 대구탕
속시원한 대구탕

 

필자는 단연 맛을 우선으로 골랐다. 물론 필자도 위생을 중요시 여기며 친절도 아주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나쁜 기분 앞에서는 맛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들을 불친절하게 보는게 아니라 투박하다고 여겨 너그럽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메뉴 하나만 고집하는 우직함이 그대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말이다. 지나친 서비스를 강조하는 사회로 접어들다보니 불친절에 관한 기준 역시 너무 혹독해진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지나치게 더럽거나 불친절하다면 문제가 될 것이지만 식당이 기본적인 인사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일 중요한 맛을 보장하면 되는 것 아닌가.

시스템에 불편해 맛까지 판단될까봐 노파심이 생긴 필자가 사설이 길었다. 일단 뜨끈한 대구탕이 맑은 국물로 나온다. 맑은 국물채로 떠먹어도 충분히 시원하지만 미리 얹어져 나온 양념장을 풀어 먹을 것을 추천한다. 

매운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걷어내고 먹는 것이 좋지만 이미 나온 양념 정도는 아주 매울 정도는 아니고 적당히 얼큰하게 매우면서 시원하다. 매운 맛을 좋아한다면 양념장을 더 넣어도 좋지만 그렇게 되면 매운맛이 대구탕 본연의 시원함을 사라지게 해 이왕이면 나온 그래도 먹을 것을 권한다. 

아주 기본적인 양념과 무, 대구만 들어가 있는데도 국물이 정말 맛있다. 밥을 말아먹는 것도 좋지만 우선 대구살과 곤을 먼저 먹은 후 국물에 밥을 말아야 담백한 대구살 맛을 느낄 수 있다. 조금 심심한듯한 국물이 조미료를 넣지 않고 좋은 무, 대구, 기본 양념으로 맛을 낸 것 같아 건강하게 속이 풀린 듯하다. 

속시원한 대구탕보다 좀 더 대중적으로 유명한 곳이 기와집 대구탕이다. 필자가 알고 있는 맛집 외에도 혹시 더 있을까 하고 추천받으려 들어간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도 기와집 대구탕을 소개할 정도다. 주차장의 주차 시스템부터 이미 기업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러명의 주차 요원 아저씨들이 일사분란하게 주차를 도와준다. 용호동에 분점이 있는 기와집 대구탕은 속시원한 대구탕 집보다 규모가 더 크다. 당연히 메뉴는 대구탕 하나로 자리를 잡고 앉으면 주문하는 시스템으로 계산도 후불이다. 

기와집 대구탕 역시 맑은 국물에 대구와 무, 기본 양념으로 맛을 냈지만 좀 더 감칠맛이 더하다. 양념장을 넣지 않은 상태의 맑은 국물 자체로도 맛이 강해 양념장을 조금 넣어도 괜찮다. 기와집은 양념이 함께 나오지 않고 따로 나오기 때문에 맛보면서 양념장을 넣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분명 개성은 드러난다. 사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을 때의 대중적인 맛은 기와집 대구탕이 낫고 대구탕 본연의 담백함을 원한다면 속시원한 대구탕이 더 낫다. 개인의 기호에 따라 방문하면 되지만 술을 부르는 부산 여행이라면 두 군데 다 가볼 확률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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