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 02:00 (일)
[e-Trip Review] 코타키나발루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타고 시간여행
[e-Trip Review] 코타키나발루 북보르네오 증기기차 타고 시간여행
  • 김유정 기자
  • 승인 2019.10.06 11: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말레이시아 사바주 주도인 코타키나발루는 보르네오 섬 북부에 위치한 키나발루산 기슭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행시간이 5시간 남짓 걸리기 때문에 가족여행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코타키나발루의 석양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여행객도 적지 않다.

코타키나발루하면 대형 리조트에서 수영과 바닷가를 즐길 수 있는 체험만을 떠올리는 여행객이 많다. 수영장이 잘 정비된 리조트에서 즐기는 휴식도 좋지만 오직 코타키나발루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쌓는 게 더욱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지 않을까.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북 보르네오 기차투어는 수트라하버 리조트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탄중아루 역까지 가는 것부터 시작이다. 1800년대 후반의 복장을 입은 직원의 안내부터 벌써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100년이 넘은 기차를 아직도 전통적인 방식인 증기기차로 운행하기 때문에 수요일과 토요일, 일주일에 2번만 탈 수 있다. 이마저도 운이 나쁘면 증기기차의 고장으로 탈 수 없는 경우도 있다. 100년이 넘은 기차를 타는 행운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이 열차를 타려면 예약부터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80석으로 이뤄진 기차를 타기 위해 전 세계 여행객이 모여들기 때문에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나는 경우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티투어닷컴에서만 예약이 가능하다. 영국식민지 시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인지 아시아인보다는 유럽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기차표를 대신하는 철도 패스포트마저 100년 전 기차로만 여행이 가능하던 시절의 기분을 자아낸다. 각 역에서 역무원이 찍어주는 도장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차에 오르니 영국 식민지 시절 열차에서 입었던 복장을 한 직원이 자리로 안내를 한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자리에 도착하니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커피잔이 놓여있다. 의자에 앉자 직원이 따뜻한 커피를 따라 준다. 뒤따라오는 직원은 튀긴 만두와 토스트, 바나나 잎에 쌓인 떡같은 게 담긴 바구니를 내놓는다. 아침식사다. 화려한 듯하지만 소박한 초록색 꽃이 그려진 커피잔과 너무 어울리는 조합이다. 커피 한모금을 하려는 찰나 기차가 흔들거린다. 시계를 보니 오전 9시30분, 드디어 기차가 출발한다.

 

탄중아루 역을 출발해 파파르로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동안에 코타키나발루의 소박한 마을을 볼 수 있는데 정말 기찻길 옆 오막살이들이 늘어서 있다. 기차 소리가 귀찮을 법도 한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기차 안의 승객을 향해 환한 미소와 함께 손을 열심히 흔들어준다. 같이 손을 흔들다 보면 어느새 키나루트(Kinarut Town)역에 도착한다. 여기서는 20분 정도 잠시 정차해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중국 사원이나 전통시장을 둘러보게 된다. 느긋하게 그 근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도 좋다.

다시 키나루트를 출발해 파파르(Papar Town)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는 40분 정도 여유시간이 있어 전통시장을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파파르역에 있는 전통시장에선 코타키나발루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생선부터 과일, 잡동사니는 물론 구제옷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다. 그리고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니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구매하는 것도 좋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음료수나 과일이 아주 저렴하게 판매된다. 이곳에서 장을 보고 호텔에 돌아가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호텔에서는 보통 과일이 판매되지 않거나 멀리 시내에 가서 과일을 사야 하기 때문에 시장을 만났을 때 과일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다시 파파르 역에서 탄중아루로 돌아올 때 열차 마지막 역에서 기차를 돌리는 모습도 놓칠 수 없는 진풍경이다. 열차 승객들은 육교에 매달려 100년의 시간 만큼이나 천천히 돌아가는 기차의 모습을 느긋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열차를 다 돌리면 우리도 돌아갈 시간. 북보르네오 열차의 하이라이트, 티핀(Tiffin) 런치를 먹을 차례다. 티핀은 점심 즈음에 먹는 간단한 식사를 의미한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스테인레스 스틸 소재인 원형의 4단 도시락이 점심식사인데 말레시시아의 전통요리가 한칸씩 밥, 국물요리, 반찬, 과일 등이 담겨 있다. 티핀이라는 말에 어울리지 않게 푸짐하다. 요리는 매번 바뀌는데 말레이시아 전통요리는 그대로 유지한다. 밥과 국물, 반찬이 어우러진 말레이시아 전통요리가 꽤나 우리 입맛에 맞는다.

사진=김유정 기자
사진=김유정 기자

 

과일을 후식으로 다 먹었는데 직원이 귀여운 아이스크림 바를 건넨다. 100여 년 전통의 증기기차다 보니 오래된 선풍기가 돌아간다. 창을 열고 열차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맞바람을 쳐 꽤 시원하다. 열대과일 맛으로 생전 맛보지 못한 아이스크림 바의 새콤달콤함이 증기기차의 추억과 어우러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