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ews Trip] 알래스카의 여름 Alaska①
[e-News Trip] 알래스카의 여름 Alaska①
  • 상훈 기자
  • 승인 2019.11.30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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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알레스카=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지구의 해수면이 점점 오르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말을 들어도 알래스카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았었다. 아니 그렇게 남아 주기를 바랬는지 모른다.

길가에 피어난야생화 파이어위드(fireweed)는 알래스카의 여름이 찾아왔음을 알려주었다. 일년에 단 두 달, 그 여름은 무척이나 짧다. 여름이 오면, 도시를 덮고 있었던 하얀 눈은 녹고 사람들은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며 어디론가 떠날 차비를 한다. 움츠리고 있던 알래스카의 모든 것들이 기지개를 펴고 깨어나는 순간이었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극지에 대한 환상

데스티네이션에 대한 끝없는 갈증, 익숙해진 여행지가 아닌 새로운 무엇인가가 필요한 시점에 ‘알래스카 여행’이라는 기회가 생겼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원, 에스키모들과의 만남, 출발에 앞서 머릿속은 이미 글을 완성시켜가고 있었다.

즐겨보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속 처절한 생존기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알래스카.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한지 8시간 만에 대서양 건너편 미국의 49번째 주 알래스카 앵커리지에 도착했다.

시차에 적응할 틈도 없이 알래스카와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차창 밖으로 펼쳐진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알래스카와 사뭇 달랐다. 이상하리만큼 평온하고 따뜻했다.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차림새는 마치 휴양지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민소매 셔츠에 반바지, 선글라스 차림이다. 이곳이 과연 알래스카가 맞긴 한 건가? 의문에 빠져있을 무렵, 나를 실은 대형 버스가 알래스카 역사박물관 앞에 멈춰 섰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위대한 땅 ‘알래스카’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말솜씨 좋은 가이드의 능숙한 안내까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박물관 투어가 그러하듯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에스키모들의 삶과 생활상은 세심하게 표현한 미니어처 조형물 정도였다.

박물관 투어를 마친 뒤, 본격적인 알래스카 미션들이 시작됐다. 두 발로 걸어서 만날 수 있는 육지 빙하를 둘러보고, 알래스카 레일로드를 타고 추카치 산맥을 배경으로 펼쳐진 풍경들을 감상한 뒤, 위디어 항으로 이동해 크루즈를 타고 수상 빙하를 관람, 마지막으로 경비행기를 타고 알래스카를 만나보는 것이다.

일정표 속 미션은 너무나 간단명료 했지만 한정된 시간에 실제로 완수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터. 만만치 않은 고행이 될 것 같은 불안한 예감과 가슴이 설레는 기대감이 뒤섞이는 순간이다.

# 투어 I 알래스카 육지 빙하 트레킹

‘빙하의 천국’으로 알려진 알래스카는 산, 바다, 계곡 등으로 다양한 빙하가 형성되어 있다. 이름이 붙여진 빙하(616개)가 있는가 하면 이름이 없는 무명의 빙하도 수두룩하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어쨌든 빙하라고 불리는 수를 합치면 대략 10여 만 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 ‘마타누스카 빙하Matanuska Glacier’는 전문 산악인이 아니어도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빙하로 이번 여행의 첫 번째 일정이었다.

빙하로 가는 도로를 따라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현지인들에게는 너무나 가까운 일상이겠지만 이방인인 나에게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아니기에 무척 설레었다. 빙하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첫 번째 기점지에서 미드에서나 볼 법한 노란색 스쿨버스를 타야 했다.

참고로 스쿨버스는 안전을 우선으로 했기 때문에 승차감이 그다지 좋지가 않다. 이윽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덜컹이기를 십 여분, 빙하 말단부에 도착했다. 세계 최대의 육지 빙하로 알려진 마타누스카의 폭은 6.4㎞, 길이는 43㎞, 깊이는 무려 1km에 달한다. 빙하 상단 부까지는 ‘크램폰’이라 불리는 장치를 신발에 착용해야 한다.

함께 동행했던 가이드는 크레바스에 대한 설명을 더해 나갔다. 빙하 가까이로 조금 더 이동해보려 했지만 녹아 내린 빙하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빙하 위를 직접 걸어볼 수는 없었다. 대신 짙은 잿빛 물이 흘러 넘치는 마타누스카 강을 만나 볼 수 있었다. 마타누스카의 빙하가 빙하를 밀어내는 과정 속에서 생긴 빙하 길이 내려와 자리를 잡게 된 것인데 알래스카에 여름이 오면 녹아 내린 빙하수와 퇴적물이 만나 머드와 비슷한 질감의 빙하 진흙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난생 처음 보는 육지 빙하와 빙하 머드를 구경하는 것은 독특한 경험이었다. 현지인들로 보이는 몇몇 등반객들은 헬멧과 미끄럼 방지용 크램폰을 착용하고 빙하 트레킹과 아이스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었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뭔가 허전한 마음을 알아챈 듯 돌아가는 버스 안, 안내 가이드는 말한다.

“이제 여러분들은 알래스카 빙하의 1%를 보았습니다. 앞으로 99%를 보고 만지고 느끼게 될 것이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육지 빙하의 아쉬움도 잊어버린 채,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벌써부터 골아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차에 적응하기도 전에 새벽같이 일어나 광활한 대지를 촘촘한 일정으로 시작하다 보니 피곤이 몰려오기 시작한 것.

# 투어 II 알래스카 횡단 열차 

알래스카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는 알래스카 기차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 앵커리지 철도 역으로 향했다. 1923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알래스카 레일로드’는 낭만 열차로도 불린다.

기자가 탑승하게 될 ‘디 드날리 스타The Denali Star’는 앵커리지Anchorage를 출발해 와실라Wasilla, 타키트나Talkeetna, 드날리Denali를 거쳐 종착역인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운행하는 노선인데 우리 일행은 중간 지점인 타키트나에서 숙박을 한 뒤 드날리 국립공원으로 가는 여정이라, 페어뱅크스가 아닌 타키트나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티켓 발권을 마치고 역 앞에 서니 노란색과 짙은 감청색 철재로 제작된 알래스카 레일로드가 눈에 들어왔다. 총 10량으로 이루어진 열차는 기관실과 돔 형태의 객량, 짐칸, 식당칸, 2등석, 3등석 객량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특히 투명한 유리로 구성된 반구 형태의 돔 칸은 어느 좌석이라도 완벽한 뷰를 제공하고 있었다. 객량과 객량을 이어주는 통로에 마련된 공간은 시원한 바람과 속도를 느끼기에 제격이라 찾는 이가 많았다.

화창한 날씨를 배경으로 시원스레 달려 나가는 열차 간 통로 사이로 멋진 풍경을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의 얼굴이 살짝살짝 보인다. 나도 한 자리 꿰차고 서서 카메라 속에 알래스카의 여름을 담아본다.

만년설로 뒤덮인 산맥들과 푸름이 살아있는 풍경이 이색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열차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추카치 산맥을 거슬러 올라간다. 낯선 공간으로 이동하는 설렘과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각적인 즐거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인생의 달콤한 이야기들까지 더해지니, 알래스카의 기차여행은 행복함 그 자체였다.

# 투어 III 알래스카 크루즈

크루즈를 타고 만나보는 알래스카 빙하의 모습은 어떨까. 나를 포함한 일행은 빙하 유람선이 출항하는 위디어 항으로 이동했다. 위디어 항은 과거 2차 세계대전 당시 군사 비밀기지로 사용되던 곳으로 거대한 산을 뚫어 건설되었는데 이는 기지가 적군의 레이더에 걸리지않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 이뉴스데일리 상훈 여행전문기자 / 알래스카관광청 협조

위디어 항으로 가기 위해서는 기차와 차량이 함께 이용하는 터널을 이용해야 하는데, 통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관계로 조금 일찍 도착해 기다려야 했다. 터널 앞에 자리한 차량이 하나 둘 터널로 진압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위디어 항에 도착했다.

알래스카 크루즈는 원래 알래스카의 동남부 지역에서 성행했지만 현재는 서부해안까지 항로가 개척되었다고 한다. 해안을 따라 이루어진 수많은 섬으로 인해 파도가 거의 없고 바다가 잔잔해 크루즈를 즐기기에도 제격이라고 한다.

날씨는 따뜻했고 하늘은 맑았다.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스쳤지만 참을만한 시원함 이었다.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 소리와 함께 우리는 드넓은 알래스카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했다.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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