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여행지 어때?] 도심 속 자연, 항동 수목원 그리고 기찻길
[e여행지 어때?] 도심 속 자연, 항동 수목원 그리고 기찻길
  • 황미례 기자
  • 승인 2020.01.02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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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뉴스데일리 황미례 기자] 높은 빌딩과 미세먼지 사이에서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곳을 발견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라고 표현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7호선 끝자락에 가까운 천왕역에 내리면 도시에서도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나온다. 바로 항동 기찻길과 푸른 수목원인데, 사계절 내내 가도 좋을법한 곳이며 서울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사실 항동이라는 곳은 모두에게 낯선 곳이다. 항동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곳으로 7호선 천왕역에서 내려 10분가량 걸으면 누구든 쉽게 도착할 수 있다. 항동 기찻길은 SNS에서 이미 한차례 포토존으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는데, 항동 기찻길은 항동 수목원과 붙어 있어 방문하는 이들은 동시에 두 곳을 볼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가 주어진다.

실제로 가보니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유난히 날씨 좋았던 겨울이라 그런지 맑은 하늘을 감상하며 걷다 보니 푸른 항동 수목원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은 서울시 최초의 시립 수목원이라고 하는데, 서울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게 큰 규모의 광장인데, 이곳에는 가족 단위 혹은 연인이 함께 앉아 웃으며 푸른 수목원을 감상하고 있었다. 겨울이라는 계절 탓에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여름 혹은 가을이라면 돗자리에 도시락을 갖고 와도 좋을 법했다.

푸른 수목원 앞에는 이 수목원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는데, 서울광장의 8배 규모로, 10만 3,354㎡이라고 하니 집 안에 있는 공원 규모 정도로 생각하면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수목원에 잘 형성된 길을 따라 걸으면 항동 저수지가 나온다. 이곳은 인근 논밭에 물을 대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으며 수심이 얕은 곳에는 각종 수생 식물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도시에서는 가히 볼 수 없었던 종류의 수생 식물이 신기해 가까이 가보니 잉어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들도 볼 수 있었다. 서울에서 볼 수 없는 광경이라 그런지 생소하면서도 기분 좋은 풍경을 맞이할 수 있었다. 특히 가족단위의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는데, 책에서만 볼 수 있던 수생 식물들을 아이들에게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식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해서일까. 비교적 넓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체력적인 한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산책로가 완만한 편이라 유모차를 갖고 온 관광객들도 보였다. 중간중간에는 정자도 있어 혹시나 힘들다면 쉬어가기에도 좋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기에도 손색없다.

산책로 길을 따라 걸으면 테마 정원이 나온다. 향기정원, 암석원, 식용식물원, 활엽수원 등 각각의 테마로 그간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여러 테마가 있었지만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수생식물원. 물과 친숙한 식물들을 만나는 곳으로 항동 저수지에 여러 수생식물을 심어 연못의 느낌을 준 곳이었다.

다양한 어류, 양서류, 곤충류, 조류들이 공생하는 친환경 공간으로 도심 속에서 생태섬의 역할도 한다고 하니 그야말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이곳은 식물 전시뿐 아니라 교육도 하고 있었다. 참여정원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어 가까이 가보니 이곳은 도시정원의 재배뿐만 아니라 식물의 생태 전반에 걸친 증식과 육종을 관찰하고 원예 활동을 체험하며 식물과 시민들이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도시농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쉽게 농업과 관련한 활동을 실제로 해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도시 속에서 허브 향을 맡아본 경험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하지만 푸른 수목원에는 향기원이 있어 뚝향나무 ‘바 허버’, 누린내물 ‘스노우 페어리’ 등 다양한 허브식물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향까지 맡을 수 있다. 꽃향기와 흙냄새 가득한 이곳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양한 종류의 허브 약용 또는 식용식물 등으로 식물의 신비감을 한층 더 높인 곳이다.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정성이 모여 조성되었으며 앞으로도 식물을 직접 심고 가꾸는 많은 시민의 손길이 닿을 모두의 정원이라고 한다.

향기원까지 보고 그대로 걸으면 기찻길 하나가 나온다. 이곳이 바로 포토존으로 유명한 항동 기찻길이다. 옛 감성이 가득한 이곳은 1959년에 설치됐다는 이곳은 서울 오류동과 경기 부천 옥길동을 잇고 있다. 간이역과 난 오솔길에는 가족과 연인들로 가득하다. 도심 속에서 보기 힘든 시골 정취가 가득해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은 바도 있다.

옛 감성과 함께 추억에 젖어 기찻길을 뒤로하고 손을 잡고 있는 5060세대들 그리고 푸른 하늘과 초록색 잎이 신기한 듯 환하게 웃고 있는 2030세대들. 도시 속에서 보기 힘든 자연을 만난 이들은 어느 세대를 논할 것 없이 기뻐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추운 날씨 탓에 멀리 나가기는 힘든 겨울, 이번 주에는 자연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항동 푸른 수목원과 기찻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차가 없어도 좋다. 대중교통을 타고 역에 내리기만 하면 평소에는 보지 못한 풍경이 펼쳐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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