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ge+] '팬레터' 김히어라가 직접 말한 4人 4色 김해진
[e-Stage+] '팬레터' 김히어라가 직접 말한 4人 4色 김해진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1.14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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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팬레터' 히카루 역 김히어라
개성 강한 4명의 김해진, 김종구·김경수·김재범·이규형에 대해 말하다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문인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든 창작 뮤지컬 ‘팬레터.’ 이 작품에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해진이다. 김해진은 당대 최고 시인이었던 김유정을 기반으로 탄생한 캐릭터로 자신과 편지를 주고받는 히카루에게 사랑에 빠진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하며 김유정을 비롯해 이상, 구인회 등 실제 문인과 문인단체를 다뤄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오가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게 한 ‘팬레터’는 문과적 요소와 감성 자극으로 삼연 무대까지 오며 큰 인기를 끌었다.

초연부터 재연, 삼연까지 히카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배우 김히어라는 독보적 분위기로 작품의 흐름을 이끌며 정세훈 내면 이미지를 확실하게 존재화하며 관객을 매료했다. 정세훈의 또 다른 이름이자 김해진의 사랑을 받는 히카루로서 본 김종구, 김경수, 김재범, 이규형 네 명의 김해진 역 배우의 4인 4색 캐릭터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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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진 장인, 김종구’
김종구 배우는 나와 함께 초연부터 삼연까지 함께 한 배우다. 그의 해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무대의 막이 오르는 순간 김해진 선생님이 된다. 합을 맞출 때 카운트가 딱딱 맞고,, 약속을 잘 지켜주는 파트너다. 김해진이 꼭 해줘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감각적으로 ‘히카루에게 이런 도움이 필요해’라고 생각하고 나에게 주는 경우가 있다. 초연부터 함께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다. 히카루라는 인물은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정세훈처럼 무너질 수 있는 인간이 아니다. 그래서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인물과 서사가 뒤틀리거나 깨지는 부분이 있다. 히카루는 행동이 전지전능하게 보여야 한다. 예를 들면 굳이 종이를 찾지 않아도 딱 원하는 걸 뽑는다거나, 보지 않고 연필을 딱 주는 장면 등이다. 김종구의 해진은 그런 부분을 가능하게 해준다. 히카루의 에너지가 좋아 보이게 움직임을 도와주기 때문에 합이 잘 맞는다.

내가 23살쯤 김종구 배우를 만났다. 그는 29살쯤이었던 것 같다. 알고 지낸 시간이 길다. 뮤지컬 ‘빨래’ 솔롱고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작은 선물을 들고 가서 축하한다고 말한 것도 기억난다. 서로 파이팅이 넘치던 그 시절, 바로 앞집에 살았는데 서로 몰랐다가 이사한 뒤에 알았다.(웃음) 굉장히 친하고 고민도 많이 털어놔서 그런지 눈만 봐도 믿고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김해진이다. 

ⓒ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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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감수성, 김경수’
김경수 배우는 사랑과 감수성이 넘친다. 예전에 뮤지컬 ‘리틀 잭’에 함께 출연했었을 때는 내가 울고 그랬는데 ‘팬레터’에서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서 좋다.(웃음) 이번 삼연에서 히카루와 김해진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잘한다, 멋지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더라. 그의 섬세한 마음 씀씀이가 정말 고마웠다.

김경수의 해진은 춤과 춤 사이의 움직임이 매우 많다. 오랜만에 만나서 합을 맞춰볼 때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데, 같이 맞춰보자’해서 함께 해봤다. 카운트가 안 보일 정도로 꼼꼼해서 드라마로 흘러가게 하는 힘이 있었다. 공연 초반 긴장이 풀리고 나에게 여유가 생긴 뒤로는 그가 내 손에 반응한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내가 뭔가 더 할 거 없을까?’ 고민했다. 눈빛으로 주고받는 장면에서 내가 손을 한 번 더 뻗어보고 하면서 상대가 풍부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작품이 더 채워진다고 생각했다. 또 그는 히카루에 훨씬 더 집착하고 사랑하는 사람이다. 관객들에게 들은 바로는 김경수 해진과 함께할 때 호흡, 숨소리가 거칠어진다고 하더라. 그 소리만 들어도 희열이 느껴진다고 들었는데, 그 정도의 시너지가 발산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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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호흡에 느낀 천재성, 김재범’
김재범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이전까지는 지나가며 마주치면 인사만 하는 정도였다. 그는 워낙 ‘연기 천재’로 잘 알려진 배우다. 하루는 대기실에 들어갔는데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으로 김해진 같았다. “지금도 연기하고 있는 건지?” 물어볼 정도였다. 삼연 작업을 하면서 그는 “여기서 김해진이 왜 이런 말을 하지? 이렇게 보이지 않을까?” 등 비상하게 작품의 의문점을 짚어냈다. 초연부터 해왔던 우리도 ‘그런 생각 못 해봤어!’라고 생각할 정도로 디테일한 부분을 찾아내서 예전보다 채워진 장면도 있다.

정말 신기한 부분은 힘을 빼고도 움직임이 자연스럽다는 거다. 그렇게 나를 대해주니까 아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힘을 빼고 연기하지만 해야 하는 것은 확실하게 해준다. 춤을 출 때도 힘 빼고 다 나한테 맡기는 듯 보이지만 당길 땐 당기고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얼굴에 티가 하나도 나지 않는다. 포커페이스의 일인자고 역시 신기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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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는 존재감, 이규형’
이규형 배우는 김재범 배우와 함께 똑똑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는 드라마 촬영 등으로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밤새고 공연장에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도 피곤해서 축 처진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이전과 비교해 보라고 한다면 전혀 바뀐 것이 없다. 왜 성공하고 잘되면 변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잖나. 변한다는 건 다른 게 아니라 상황이 달라지고 바빠지면서 예민해질 수도 있고 주변 사람에게 소홀해질 수도 있는 건데, 그는 현재 모든 상황이 꼭 계획되어 있던 사람처럼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움직인다.

꾸준하게 공연을 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팬레터’ 대기실에서 이규형 해진이 구석에 앉아 대본과 영상 보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다 외워오지 않는 적이 없다. 쉬는 시간에 맞춰보는데 모든 걸 소화한다. 대단한 배우다. 밤샘 촬영에 지쳤을 것 같아서 ‘힘들죠?’라고 물어보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뭐~’라고 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오히려 챙기고 연기를 도와주기도 한다. ‘죽겠다’ 같은 지친 소리를 하지 않는다. 무대에서 완벽하게 보여주는 해진인데 힘을 빼고 자신이 해야 할 것들을 잘 챙긴다.

네 명의 김해진에 대해 이야기 한 김히어라는 마지막에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모든 김해진 역 배우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꾸준하게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거다. 사실 다들 바쁘니까 연습에 자주 못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마다 ‘왜 이렇게 연습 안 와요’라고 투덜거릴 때도 있었는데 막상 연습실에서 만나면 누가 뭐라고 할 필요도 없게 완성되어 있다. 굉장하지 않나. 지금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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