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지금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쓰릴 미' 김우석
[인터뷰①] 지금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쓰릴 미' 김우석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1.17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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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쓰릴 미' 네이슨 역 김우석
데뷔 4년 차 배우, 공연에서 첫 배역 연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깊은 이해로 매 공연 기립박수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다. '혜성처럼 나타난 신예!'라고 표현하기에 그는 이미 4년 차 배우. 넘치는 에너지와 신선한 분위기로 무대를 장악한 그는 매 공연 실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토록 갈망했던 무대에서 처음 배역을 맡아 지금 가장 반짝반짝 빛나는 배우 김우석의 이야기.

배우 김우석은 지난 12월 10일 예스24스테이지 2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쓰릴 미’에 출연하고 있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탄생한 ‘쓰릴 미’는 심리 게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감정 묘사가 매력적인 작품이다. 김우석은 가석방 심의를 받는 ‘나’로 분해 34년 전 ‘나’(네이슨)와 ‘그’(리차드)가 저지른 범죄에 관해 이야기 한다.

지난 2017년 10주년 기념 공연 후 약 2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이번 시즌 ‘쓰릴 미’는 특별하다. 이전에 작품에 참여한 적 없는 배우와 창작진이 머리를 맞대고 재해석하여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을 만났다. 무대 공개 후 여러 변화의 바람이 불기도 했지만 10년 이상 사랑받아 온 작품이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김우석에게 약 한 달 넘게 ‘쓰릴 미’ 무대에 서고 있는 소감을 물었다.

“아직 항상 긴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무서움이 더 컸다면 지금은 재미있는 포인트를 찾아가며 하고 있다. 극 자체가 편안한 작품이 아니다 보니 그 무게를 이겨내느라 그런 것 같다. 나름 긴장을 즐기려고 하고 있는데, 처음 ‘그를 뒤따른 것 뿐’(WHY)까지 엄청 떨리고 리차드가 들어와 보이는 순간 긴장이 조금 풀어진다. (원래 긴장을 많이 하는가?) 원래도 긴장을 잘하는데 공연 무대라 더 떨리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라이브잖나. 또 실수하기 싫은 마음도 있다.”

그는 오디션으로 ‘쓰릴 미’에 합류했다. 리차드 아닌 네이슨 역을 맡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

“오디션 때는 네이슨, 리차드 넘버 모두 준비했다. 노래를 해보니 내 마음속에서 ‘나는 리차드와 거리가 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음도 높고 성격상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네이슨 넘버를 더 준비하기는 했다.(웃음) 오디션 볼 때도 자연스럽게 네이슨 노래를 먼저 들으셨다. 이전 ‘쓰릴 미’를 본 적이 없어서 주위 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네이슨이 어울린다고 말해주기도 했다.”

네이슨을 연기하는 배우로서 생각하는 ‘나’는 어떤 인물일까.

“이 작품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인물로만 두고 봤을 때 네이슨은 외롭고 슬픈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비정상적 면도 있지만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리차드가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는 거다. 이 세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게 많이 없는 사람, 오직 리차드만이 행복을 비롯한 많은 감정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연기하고 있다.”

극 중 네이슨은 이면(裏面)을 가진 캐릭터다. 입으로는 ‘너한테 복종하겠다’고 말하지만 극 후반부에는 욕망, 본심을 드러내며 반전 성향을 보인다. 김우석에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신경 써서 연기하고 있는지 묻자 “사랑”이라는 단어가 돌아왔다.

“’나’를 사랑에 미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쭉 이어가면서 ‘좋아하기 때문에 내 옆에 두겠다’는 걸 보여주려고 한다. 대사를 보면 네이슨이 사이코패스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네이슨을 ‘리차드에 미친 사람’으로 표현하고 있다. 포인트는 ‘사랑’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테이블 작업을 하면서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그런 과정을 통해 네이슨이라는 사람이 뚜렷하게 그려졌다. 그런데 막상 연기를 해보니 답답한 부분이 많았다. ‘분명히 사랑은 하는데 사이코패스잖아?’ 이렇게 여러 생각이 밀려오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사이코패스도 올곧게 사랑할 수 있고, 그 사랑에 미쳐서 정상적이지 않은 사랑을 하는 것뿐이다. ‘감옥에 갇히게 해서라도 내 옆에 두겠다’는 감정을 마지막 부분까지 이어가고 있다. 무거운 얘기가 된 것 같지만 재미있게 연기하고 있다.”

지난 12월 18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김우석은 “네이슨은 정말 리차드를 사랑한다. 그래서 뒤에서 무너지는 걸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연기 디테일 혹은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이 있는지 물었다.

“‘네가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널 사랑할 거고 옆에 둘 거야’라는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그’가 날 벗어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시점은 ‘내 안경’이다. 안경을 떨어뜨린 건 실수건 고의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물론 중요할 수 있겠지만, 그것보다 리차드가 나 아닌 다른 것에 신경 쓰는 말과 행동이 더 크게 와 닿는다. ‘나’에게 책임 전가하는 걸 보고 ‘안 되겠다. 얘 진짜 내 옆에 둬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 안경’부터 시작한 감정이 마지막까지 쭉 간다. 초반에 ‘네가 무엇을 하든 나도 할게. 이렇게라도 내 옆에 둘 수 있으면 돼’였다면 후에는 핀이 나가면서 대사에 있는 것처럼 ‘우리는 새장에 있는 새처럼 함께 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나'의 ‘사랑’ 이야기를 듣다 보니 원론적인 부분이 궁금해졌다. 김우석의 네이슨은 왜 리차드를 사랑하게 되었을까.

“세 리차드에게 느끼는 게 매번 다르기는 하지만 내가 봤을 때 리차드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이해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리차드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네이슨이고, 네이슨 자신도 리차드에게만 이해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일하게 통하는 사람인 거다. 똑똑한 천재인 ‘나’에게 세상은 그저 밋밋하고 아무 의미 없다. 다른 사람은 나보다 낮아 보인다. 그런데 나와 생각이 통하는 사람을 발견했고 여러 방면에서 통하다 보니 그 사람과 함께 할 때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사랑하게 된다. 이전에는 그렇게 사랑한 적이 없어서 마음 준 사람을 어떻게든 옆에 두려고 한 것 같다. 물론 잘생긴 얼굴도 한몫했겠지만(웃음), 말이 통하는 부분이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사랑하지만 네이슨과 리차드는 1년 만에 재회한다. 리차드가 네이슨 몰래 대학을 옮겼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1년간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네이슨은 1년간 열심히 리차드를 찾았는데 발견하지 못했을 거다. 솔직히 리차드는 네이슨 손바닥 안이다. 대사에서도 ‘늘 나를 떠났다가 모욕하고 즐기고 떠나도 널 만족시킬 사람은 나밖에 없다’라고 한다. ‘늘 그래왔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나를 떠나도 널 만족시킬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 것 같다. (이런 행동이 리차드에게 게임이라면 네이슨에게도 같은 의미일까?) 표면적으로 게임인 건 맞다. 네이슨은 자신이 그 게임을 같이 즐기는 모습을 리차드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음속에서는 애타고 있을거다. 1년 만에 만난 리차드에게 ‘개자식’이라고 말하면서 웃는 것도 그런 이유다.”

리차드는 네이슨을 안달 나게 하는 걸 넘어 화나게 만든다. 그때 느끼는 솔직한 기분을 물었다.

“화가 많이 난다. 확 폭발했다가 감정이 잘 드러나는 넘버는 ‘쓰릴 미’다. 내가 안으려고 할 때 리차드가 ‘아무 때나 난 안 해 특히 이런 기분에’라고 한다. 나도 참다못해 ‘타협하면서 참았어 이젠 고소할지 몰라, 왜 이 밤을 망쳐, 왜 날 부정해야 돼’라고 막 쏟아 내다가 바로 ‘아차’ 싶어서 이러면 리차드가 날 떠날 수도 있겠구나, 나는 얘한테 순종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불평 그만할게, 날 만족시켜줘 제발’이라고 말한다. 내 욕구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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