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쓰릴 미' 김우석 "부족하기에 발전 기회 무궁무진, 함께 뿌듯함 느껴주시길"
[인터뷰②] '쓰릴 미' 김우석 "부족하기에 발전 기회 무궁무진, 함께 뿌듯함 느껴주시길"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1.17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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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의미 집중하며 구축한 작품 '쓰릴 미'
이후 많은 변화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아, 동료에 대한 애정도 가득
롤 모델 조승우-조정석, 발전하며 선한 영향력 전하는 배우 되고파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낮 1시의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김우석은 그윽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봤다. 한참 동안 그 눈빛이 변하지 않아 물었더니 "그윽한 게 아니라 이제 막 일어나 눈이 잘 떠지질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나른한 오후 평화로운 카페에서의 낯선 첫 만남은 그의 목소리로 채워졌다.

네이슨이 바라보던 리차드와의 '사랑의 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적어도 살인은 생각하지 않았을 거다. 내가 생각한 네이슨은 천재성을 지녔지만 범죄 쪽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 리차드가 좋아하니까 함께 해준 것뿐이다. 어느 정도의 불장난을 하면서 서로 욕구를 채워주는,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연인으로 함께하길 바랐다. 그런데 살인 이야기를 하면서 많이 틀어지게 된 것 같다.”

네이슨은 리차드를 사랑하기 때문에 범죄에 가담한다. 이때 ‘나’의 상태가 궁금했다.

“정말 두렵고 진짜 무서운데 내가 사랑하는 리차드가 ‘같이 해’라고 하니까 ‘왜 하는 걸까’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른다. 후반부에 우리 너무 멀리 왔다고 얘기하는데 그렇게 이어지는 것 같다. 실제 공연에서도 두려워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후반부에서 네이슨은 ‘난 네가 실패할 줄 알았다’고 리차드에게 말한다. 그 안에 담긴 진심이 무엇인지 물었다.

“공연 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다. 네이슨이 안경을 두고 왔다고 불안해하는데 리차드는 ‘큰돈을 얻지 못하다니 협박 계획은 실패’라고 말한다. 그때 화가 확 올라온다. 머리 굴려서 ‘그’를 긁으려고 하는 말이기도 하고, 진짜 명확하게 ‘틀렸다’고 얘기할 때도 있다. 대본이 열려있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만 생각하면 아쉬울 것 같다. 안경을 떨어뜨렸다고 하는 장면도 실수일 수도 있고 고의로 했을 수도 있다.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 더 좋은 것 같다. 나 또한 늘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생각이 굳어지면 다 똑같이 해버릴까 봐 무섭다. 관객분들도 안경 떨어뜨린 네이슨을 보면서 ‘왜 떨어뜨렸을까?’ 생각하며 자신만의 해석을 해주시면 좋겠다.”

‘쓰릴 미’에는 이해준, 구준모, 노윤, 세 명의 리차드가 있다. 김우석이 “셋 다 정말 다르다”고 말하는 그들의 특징과 케미 자랑을 요청했다.

“(노)윤이 같은 경우, 감정 없이 날 철저하게 이용하는 것 같다가도 어느 날 따뜻함을 줄 때도 있다. 나한테 관심 없던 사람이 갑자기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봐주니까 그런 날은 더 매달리게 된다.

(구)준모 형은 자기가 바라는 게 확실하다. 매 공연 느껴지는 게 다르지만 나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충돌할 때와 반전할 때의 느낌이 다른데 어느 정도 애정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이 나를 향한 건지 범죄에 미친 건지 헷갈린다.

(이)해준이 형은 일단 다리가 엄청 길다.(웃음) ‘나’에게 애정은 있는데 되게 간사하게 마음을 주는 면이 있다. 또 철저하게 이용당한다는 느낌이 든다. 후반부에 무릎 꿇고 말하는 장면에서 형이 어느 날 우리가 혈서 쓰느라 상처 낸 손가락을 보여주면서 말을 했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매 공연 무대에서 보여주는 디테일이 달라서 느끼는 것도, 흔들리는 포인트도 다르다. 리차드의 공통 대사인데도 누가 더 좋다고 느껴질 때도 있어서 다양하게 봐주시면 좋겠다.”

네이슨에게 ‘자기야’라는 말은 어떤 힘을 지녔을까.

“마지막에 나오는 ‘자기야’는 그 전과 다른 느낌이다. 어쨌든 나를 따뜻하게 불러주는 말이라 언제나 흔들리 수밖에 없는 말. 리차드가 날 이용하기 위해 쓰는 카드라는 걸 알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르면 들어줄 수밖에 없는 단어다.”

10주년 기념 공연 이후 새롭게 돌아오는 만큼 이번 ‘쓰릴 미’는 긴 시간 테이블 작업을 거쳤다. 작품을 만드는데 어떤 부분에 힘을 쏟고 주력했는지 뒷이야기가 궁금했다.

“가장 노력한 부분은 본문 지키기다. 그때 당시 배경을 비롯해 ‘왜 이런 말을 했을까’ 등 대사 의미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이야기했다. 예를 들면 ‘럭키 세븐, 행운이 오겠네요’라는 대사에 대해 ‘왜 일곱 번째 가석방 심사 때 말을 한 걸까?’라고 생각하는 거다. 또 니체에 관해 깊게 공부하려고 했는데 이건 쉽지 않았다.(웃음) 대사에 의미를 확실히 알아야 무대 위에서 말했을 때 느껴지는 게 많을 것 같아서 이런 부분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프레스콜과 관객과의 대화 이후 ‘쓰릴 미’는 변화를 맞았다. 무대, 음악 등 여러 가지가 바뀌었는데 배우로서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기 힘든 부분은 없었는지 물었다.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다만 공연을 올리면서 연습 때와 달라진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또 바뀌니까 혼란스럽기는 했다. 많이 사용하고 싶었던 2층 동선이 줄어든 건 아쉬운 점이다. 마네킹이 없어진 거나, 음악 템포가 달라진 부분은 억지로 조율한 부분이 아니다. 특히 넘버는 더 달리고 싶었던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잘 적응하면서 했다.”

신예 배우로 구성된 이번 ‘쓰릴 미’ 연습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는 후문이 자자하다. 김우석 또한 “연습하면서 재미있었다”고 회상하며 동료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 같은 경우 남중, 남고를 나와서 남자들과 있는 게 익숙하다. 노윤이 빼고는 모두 형인데 친하게 지냈다. 하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다들 말이 없어서 무서웠던 적도 있다.(웃음) 연습하면서 대사를 하다가 갑자기 재미있는 얘기로 빠지기도 하고, 다시 순식간에 돌아와 진지하게 연습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합을 맞춰갈 수 있었다. 재미있게 연습하다 보니 공연도 즐겁다. 오히려 공연할 때 아쉬운 게 있다면 연습할 때는 6명이었는데 무대 위에는 2명 밖에 없잖나. 4명을 볼 수 없는 게 아쉽다. 함께 있었던 시간이 정말 좋았다. 공연 때는 둘밖에 없어서 공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메신저로 연락해서 보고 싶다고 징징댈 때도 있는데 다들 바쁘니까 쉽게 만날지 못한다. 공연 날 페어인 친구랑은 공연 1시간 전에 만나서 같이 밥 먹으면서 최대한 시간을 같이 보낸다.”

김우석은 지난 2017년 웹드라마 '연애플레이리스트 시즌2'로 데뷔 후 OCN ‘보이스 2, 3’ 등 TV드라마에 먼저 출연했다. 이후 뮤지컬 ‘레드북’ 앙상블로 참여하며 공연을 시작했다. 무대를 선택한 까닭이 궁금했다.

“원래 꿈이 뮤지컬 배우였다. 공부만 하다가 노래에 관심이 생겨서 도전했는데 실용음악에 재미를 못 느꼈다. 막 엄청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안 들었다. ‘뭐하지’ 고민하던 와중에 2014년에 집 가까운 곳에서 하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게 됐다. 마리우스 역이 반짝반짝 빛나서 해보고 싶었다. 1차 목표가 생겨서 뮤지컬 학과로 학교를 찾아봤다. 운 좋게 웹드라마 쪽으로 알바 겸 단역으로 참여했는데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욕심이지만 공연도 드라마도 다 놓지 않고 하고 싶다.

‘쓰릴 미’가 두 번째 뮤지컬 작품, 배역으로 따지면 첫 작품이기도 하다. 그가 느끼는 뮤지컬의 매력은 무엇인지 물었다.

“뮤지컬의 매력은 라이브다. ‘레드북’ 할 때 앙상블 중에서도 내 분량이 적었다. 무대에서 더 함께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다. 드라마는 촬영 후 나중에 방송되는 반면 공연은 커튼콜 때 관객의 반응을 바로 느낄 수 있잖나. 그게 공연의 묘미고 원동력이라 생각한다. ‘라이브’의 반짝반짝함이 마음을 미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실수하면 아쉬움이 더 크다. (’쓰릴 미’에서 실수한 적 있나?) 있다. ‘감옥 두렵지 않아. 넌? 난 좀 긴장 돼’라는 대사가 있다. 12일 공연에서 ‘난 좀 김장 돼’라고 했다. 극장이 건조해서 입이 말랐다. 관객분들이 그런 실수를 느끼고 몰입이 깨질까 봐 걱정되고 일단 실수는 하기 싫다.”

김우석이 배우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내 능력을 열심히 가꿔서 좋은 연기와 노래를 보여드리는 건 당연하다. 그 이상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실 욕심은 다 잘하고 싶다. 내가 한 가지 면만 있는 사람이 아니면 좋겠다. 주변에서 ‘너 그거 잘 어울려’라고 하는 것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추고 싶다. 이번 ‘쓰릴 미’에서 네이슨 같은 경우도 목소리 톤 등을 고려했을 때 ‘나’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리차드가 시크한 이미지니까 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그’도 잘 어울릴 것 같다) 그런가?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리차드도 도전해 보겠다.”

예전 인터뷰에서 그는 배우 조승우, 조정석을 롤 모델로 꼽았다. 현재는 어떻냐고 묻자 “여전히 두 사람이 롤 모델”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조승우, 조정석 선배는 뮤지컬과 드라마를 어우러지게 잘하는 배우다. 물론 많은 배우가 경계 없이 활동하고 있지만, 내가 처음 본 뮤지컬이 조승우 배우의 ‘지킬 앤 하이드’다. 극장 2층 맨 끝에서 봤는데 그 거리감에서도 조승우 선배에게 자연스럽게 빠졌다. 무엇보다 두 배우는 자기만의 색이 뚜렷하다. 그래서 더 많이 보고 배우고 싶다.”

관객 그리고 시청자가 배우 김우석을 봐야 하는 이유를 직접 설명해달라, 즉 셀프자랑을 요청하자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잠시 시간이 필요하다”고 쑥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돌아온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볼 때마다 발전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거라 생각한다. 오히려 부족하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같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테니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 느릴 수도 빠를 수도 있지만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세요.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쓰릴 미’ 관람 독려 한 마디.

“앉을까요? 심리게임, 다채로운 감정들, 이 무대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 한 번쯤 꼭 와서 봐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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