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ge] "모두 싱클레어와 데미안"…유례없는 2인극 뮤지컬 ‘데미안’ 
[e-Stage] "모두 싱클레어와 데미안"…유례없는 2인극 뮤지컬 ‘데미안’ 
  • 김은정 기자
  • 승인 2020.02.05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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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 뮤지컬 무대로 본다
고정 배역 없는 2인극, 신선한 시도
모두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되는 작품

[이뉴스데일리 김은정 기자]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데미안’이 도전적 구성으로 관객을 만난다.

창작 뮤지컬 ‘데미안’이 오는 3월 7일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초연 무대를 올린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고정된 배역이 없는 독특한 2인극이라는 점이다. 남녀 배우가 한 명씩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을 맡아 연기한다.

"2인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 도전적 작품"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힌 '데미안' 측은 "한 명의 배우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모두 연습하고 때로는 싱클레어로, 때로는 데미안으로 무대에 오른다. 한 배우가 가진 싱클레어와 데미안을 전부 무대에 끌어내어, 선과 악, 음과 양 등 다양한 특성이 끊임없이 격동하는 인간의 내면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경험 속 인물들을 빌어 싱클레어와 대화하면서 극의 서사를 움직여 간다. 카인과 아벨의 대화, 나비의 의지, 에바 부인과의 대화, 싱클레어가 참여한 전투의 묘사 등 원작 소설의 독자가 상상해봤을지도 모를 장면을 무대로 구현하고, 소설 속 캐릭터를 재해석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과의 경험 또는 데미안이 일깨우는 경험을 통해 고뇌하면서도 인간으로서 지니는 복잡한 내면을 바라보고 인정하게 된다.

쉽게 파악하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인간의 내면을 다루는 이야기인 만큼 뮤지컬 ‘데미안’은 연극, 뮤지컬, 현대무용의 경계를 허무는 신체 표현도 활용하여 관객이 극을 보고 느끼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한층 넓힐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컨셉을 가진 넘버들과 독백과 노래를 넘나드는 독특한 구성을 취하는 넘버를 통해 인물의 내면을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나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객관화, 타자화 해서 바라보는 과정 자체는 어렵지만 결국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관계자는 “각 배우가 자신이 공감하는 지점에서 연기를 하면 여러 겹의 이야기가 될 것 같다”며 실제로 무대에 오를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유례없는 2인극으로 기록될 뮤지컬 ‘데미안’은 최근 대학로의 내로라하는 화제작에 이름을 올리는 개성 넘치는 배우들로 캐스팅이 확정되었다. 정인지, 유승현, 전성민, 김바다, 김현진, 김주연 등 여섯 명이 남녀 페어로 싱클레어와 데미안, 또는 데미안과 싱클레어를 맡아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데미안’은 남녀 페어로 무대에 오르지만 고정된 배역이 없기에 서로 다른 개성으로 빛나는 배우들이 각자 싱클레어와 데미안으로 만나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6인 6색의 배우들이 각자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에게 공감하는 감정의 크기가 같을 수 없기에 어떤 조합이 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렵고 그만큼 실제 공연에 대한 기대감 높아진다.

배우들은 싱클레어와 데미안이 모두가 되어야 하는 만큼 두 캐릭터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밀도 높은 앙상블이 펼칠 예정이다. 2인극인 만큼 때로는 싱클레어로 그 날의 데미안을, 때로는 데미안으로 그 날의 싱클레어를 마주하고 오롯이 두 인물만의 호흡으로 무대를 채워줄 것이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 성장통을 겪는 싱클레어와 그것을 지켜보며 조력하는 데미안을 통해 관객들은 ‘데미안’의 세계로 빠져들어 각자 내면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은 인간 내면의 양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과 참된 자아를 찾는 청년의 모습을 그리면서, 출간 100주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전세계 수많은 청년들의 필독서이자 애독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62년 뉴욕타임스는 “헤세의 작품은 인간성으로 어두운 시기를 밝히는 한 줄기 빛이 되었다”고 평했다.

헤세는 가족의 죽음과 질병, 전쟁을 비판하여 매국노로 매도 당하는 현실 등 정신적인 위기를 겪게 되어 요제프 베른하르트 랑 박사에게 상담 치료를 받았고, 랑 박사는 스승이었던 카를 구스타프 융을 헤세에게 소개했다. 분석심리학의 기초를 세운 융과 교류한 헤세는 융의 심리학을 ‘데미안’ 속에서 전개했는데 고대 그노시스 철학에서 온 아브락사스와 이집트 신화의 태양신 호루스를 결합해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상징하는 불사조로서 소설 속에 담았다.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새로운 세계를 만날 수 있기에 그만큼 진정한 자아를 찾는 과정이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메시지는 ‘데미안’을 관통하는 헤세의 철학이다. 싱클레어는 전쟁이라는 급격한 시대적 변화와 더불어 청년으로 성장하는 변화를 겪는다. 싱클레어가 상징하는 한 개인의 방황과 구원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정체성 찾기에 내몰리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로 존재한다.

오는 3월 7일부터 4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데미안'은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끊임없이 정체성 찾기에 내몰리는 이 시대의 모든 사람에게 응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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